사진=연합뉴스AP
[데일리한국 온라인뉴스팀] 말레이시아 경찰이 김정남 독살에 신경성 독가스인 'VX'가 사용됐다고 밝힌 가운데 현지 전문가는 “김정남은 아주 끔찍한 고통 속에 죽어갔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15일 현지 언론 ‘더 스타’에 따르면 말레이시아과학대(USM)의 전직 독물 학자인 줄케플리 아흐마드 박사는 “내가 보기에 피부를 통한 흡입의 경우로 격렬한 독성효과를 유발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줄케플리 박사는 1980년대 이란·이라크 전쟁 당시 사용된 화학무기를 연구하는 과정에 참여한 경험을 바탕으로 이 같은 견해를 밝혔다.

실제 VX는 ‘독성물질 엑스’(Venomous agent X)의 줄임말로, 대량살상용 화학무기에 사용된다. VX는 액체와 기체 상태로 존재하며 주로 중추신경계에 손상을 입힌다. 김정남 독살에 사용된 VX는 매우 강력한 것으로 기껏해야 10∼15㎎ 정도의 소량만으로도 불과 몇 분, 몇 초 만에 사망에 이르게 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줄케플리 박사는 또한 VX로 김정남을 공격한 2명의 여성 용의자들이 맨손으로 범행하고도 멀쩡하다는 경찰의 수사 발표에 대해서도 강한 의문을 표했다. 그는 “VX는 피부를 통해 잘 흡수되고 심각한 중독증세를 유발하기 때문에 맨손으로는 물론 일반 장갑을 끼고도 만질 수 없었을 것”이라면서 “아마도 용의자들은 자신들을 잘 보호했을 것이며, 김정남의 얼굴에 VX를 뿌릴 때까지 잘 보관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할릿 아부 바카르 말레이 경찰청장은 앞서 2명의 외국인 여성 용의자 가운데 1명이 구토 등 VX 중독증세를 보였다고 설명했으나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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