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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한국 이서진 기자] 브라질 최대 방송사인 글로보TV의 흑인 여성 기상캐스터를 둘러싸고 인종 차별 논란이 확대되자 검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글로보TV는 사법 당국에 인종 차별적 공격에 대한 수사를 의뢰했고, 연방 검찰은 공식적인 조사 방침을 밝혔다.

4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글로보TV의 뉴스 프로그램인 '조르나우 나시오나우(Jornal Nacional)'의 여성 기상 캐스터인 마리아 줄리아 코우치뉴(37)에 대해 인종 차별적 공격이 가해져 파문이 일고 있다.

지난 2일부터 일부 네티즌들은 SNS에서 '마주(Maju)'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마리아 줄리아를 집중 공격했다. 네티즌들은 '여자 노예' '여자 원숭이' '불결한 여자' 등의 갖가지 저속한 표현을 써가며 마리아 줄리아에 대해 혐오감을 드러냈다.

인종 차별에 반대하는 네티즌들은 3일부터 즉각 반격에 나섰다. 마침 이날은 브라질이 정한 '인종 차별에 대한 투쟁의 날'이었다. 이들은 트위터를 통해 '우리는 모두 마주'라는 제목 아래 인종차별주의를 강하게 비판하고 마리아 줄리아를 응원하는 메시지를 잇따라 올렸다.

글로보TV의 간판 앵커이자 '조르나우 나시오나우' 진행자인 윌리암 보네르는 "최소한 50명의 범죄자가 조직적인 방법으로 마리아 줄리아에 대한 인종 차별적인 메시지를 보냈다"고 비난하면서 "그러나 수천 명이 이런 범죄자들에 대해 분노를 표시했다"고 전했다.

인종 차별 공격의 피해자인 마리아 줄리아는 "많은 사람이 내가 복도에 쭈그리고 앉아 울 것으로 생각했겠지만, 나는 그렇지 않다"면서 "화가 나고 슬펐지만, 낙담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의연한 모습을 보였다.

브라질 프로 축구에서도 인종 차별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8월에는 그레미우 클럽의 서포터스가 브라질컵 그레미우-산투스 경기에서 산투스의 골키퍼를 '원숭이' '역겨운 흑인'이라고 부르며 조롱햇다. 난간에 매달려 원숭이 울음소리를 내는 서포터스도 목격됐다. 이 때문에 스포츠 법원은 그레미우 클럽에 벌금과 함께 브라질컵 탈락의 징계를 결정했다. 인종 차별성 응원을 펼친 것으로 확인된 서포터에게는 2년 간 경기장 출입금지 조치도 내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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