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립보건원 먼스터 박사, "메르스 전염력 약해"

아직은 메르스가 우리 사회 전역으로 대유행할 위험성은 작다는 전문가 분석이 나왔다. 사진=유토이미지
[데일리한국 최나리 기자]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공포가 확산되면서 적잖은 사람들이 전염 우려에 초비상 상태이지만 아직은 메르스가 우리 사회 전역으로 대유행할 위험성은 작다는 전문가 분석이 나왔다.

미국 국립보건원(NIH)의 메르스 권위자 빈센트 먼스터 박사는 5일 언론 인터뷰에서 "메르스 바이러스가 병원 내 감염(병원 안에서만 병이 도는 것) 수준을 넘어서는 전파력은 갖지 못했다"면서 "대유행 가능성은 아직 작다"고 말했다. 먼스터 박사는 "건강한 사람이 메르스에 걸리면 증상도 미미하고 전염력도 낮다"면서 "이런 경우에는 별 조처 없이 자연스럽게 치유가 되도록 놔두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먼스터 박사는 메르스처럼 동물에서 인간으로 옮아온 이종간(異種間) 바이러스 질환을 연구하는 유망 과학자로 현재 NIH 산하 국립 알레르기·감염병 연구소(NIAID)에서 바이러스 생태학 부서를 이끌고 있다. 그는 메르스에 대한 대중의 공포를 줄이기 위해서는 보건 당국이 페이스북 같은 SNS(사회관계망서비스) 전문가와 인류학자를 참여시켜 적극적 교육과 소통에 나서야 한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먼스터 박사는 "한국 당국이 질병 감시를 강화하고 확진자·의심환자 접촉자를 추적하고 방역을 한 것은 적절한 조처였다"면서 "메르스 발병에 아주 적합한 대처였다"고 긍정 평가했다. 그러나 국민이 공포에 빠져 정부의 당부나 지시를 잘 안 들으려고 한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대책 기관에 SNS 전문가와 인류학자를 참여시켜야 하고 현 상황을 제대로 알리고 대중을 잘 교육해야 국가적으로 효율적 대응을 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그러면서 "메르스가 병원 내 감염 수준을 넘어서 더 효율적으로 대중에 퍼질 수 있는 전파력을 갖지 못했다"며 "한국 정부의 질병 대처 방식도 적절했던 만큼 대유행의 가능성은 아직 작다고 본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메르스는 직접적 치료제가 없고 환자의 생존과 회복을 도와주는 처치밖에 없다"며 "단 메르스 병세가 심하지 않을 때는 자연스럽게 병이 낫도록 놔두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말했다.

메르스 치사율과 관련해서도 그는 "치사율은 각 환자의 상태와 직접적 연관이 있어 건강한 사람은 메르스에 걸려도 증상이 미미하고 다른 사람에게 전염도 잘 안 된다"면서 "그러나 반대로 환자가 65세 이상 고령이거나 당뇨나 심장병 등 기존 질환이 있으면 메르스가 생명을 위협하는 중한 폐렴으로 악화할 위험성이 현저하게 커지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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