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 미얀마 타 테 아웅 양은 2일 미얀마 양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주최 측이 접대와 전신 성형을 강요했다"고 밝혔다. (사진=YTN 방송 화면 캡처)
억대 왕관을 들고 홀연히 사라졌던 미스 미얀마가 돌아왔다. "주최 측이 접대와 전신 성형을 강요했다"는 '폭탄 발언'과 함께였다. '미스 아시아 퍼시픽 월드 2014' 우승자인 타 테 아웅 양은 2일 미얀마 양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주최 측은 "아웅이 기자회견에서 거짓말을 했다"며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강력하게 맞서 진실공방으로 비화하는 양상이다.

지난 5월 서울에서 열린 국제 미인대회 '미스 아시아 퍼시픽 월드 2014'에서 46개국 참가자들을 제치고 왕관을 차지한 아웅 양. 하지만 돌연 모습을 감췄고, 지난달 27일 주최 측은 "아웅이 거짓말을 해서 우승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이에 아웅 양은 2일 기자회견을 열고 그동안의 속사정에 대해 털어놓았다. 아웅 양은 "조국의 존엄성이 모욕 받는 상황에서 침묵하는 게 더 이상 조국의 명예를 지키지 못한다고 생각했다"며 "우승 뒤 한국에 머무는 동안 머리부터 발끝까지 성형 수술을 하라는 압박을 받았다"고 폭로했다.

그는 또 "우승한 후 한국에서 K팝 가수가 되려고 훈련받았는데, 이 과정에서 접대를 강요받았다"면서 "앨범을 낼 자금을 모으기 위해 재계 거물들이 원할 때마다 접대해야 한다는 지시를 받았다"고 말했다. 아웅 양은 왕관을 돌려줄 수 있지만 그 전에 주최 측이 지켜야 할 조건을 달기도 했다. 주최 측이 미얀마의 위신을 실추시킨 것에 대해 사과를 해야 왕관을 돌려주겠다는 것이다.

이에 주최 측은 아웅 양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며, 미인대회 이미지에 큰 타격을 준 그가 오히려 사과를 해야 할 판이라고 주장했다. 최진 대회조직위 아시아 회장은 미얀마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성형 강요에 대해 왜곡 보도가 나가고 있는데, 이 대회 자체가 상위 입상자에게 성형수술을 보너스 상품으로 제공하고 있다"며 "대회 참가자들이 한국의 성형수술 수준을 높게 평가해 대부분 하고 하길 원한다"고 밝혔다. 또한 "성형수술은 문제가 생길 경우에 대비해 반드시 당사자의 동의를 받고 한다"면서 "(아웅의) 수술 동의서와 입원 사진 등 모든 자료를 놓고 조만간 기자회견을 하겠다"고 설명했다.

해당 대회는 국제 엔터테이너를 양성해 전 세계에 한류를 전파하겠다는 취지로 시작됐다. 주최 측은 공연기획사와의 계약을 통해 11월에 아웅을 데뷔시킨다는 목표 아래 특훈을 진행했지만, 이 과정에서 갈등이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 최 회장에 따르면 아웅은 보통의 걸그룹처럼 연예계 데뷔를 위한 한국식 합숙 훈련을 따르지 않았다고 한다. 최 회장은 "아웅이 가슴성형을 한 것은 8월 20일인데, 계속 통제가 되지 않아 8월 26일에 '너는 여왕이 아니다 왕관은 이미 취소되었다. 왕관과 어깨띠를 병원에 놓고 가던지 양곤에 가서 디렉터에게 전해라. 28일로 출국 날자가 정해졌다'고 정식 통보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러나 아웅은 이날 저녁 병원으로 찾아온 한 미얀마인에게 부탁해 비행기표를 27일로 바꿔 오전 10시에 왕관과 어깨띠 등을 갖고 병원을 나와 출국했다. 마지막 설득을 하기 위해 그날 오전 11시에 병원에 갔는데 이미 퇴원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덧붙였다. 최 회장은 아웅이 대회조직위에 다른 사람 이름으로 위조한 서류를 제출했다는 주장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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