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향대학교 박순희 교수와 김정훈(박사과정) 연구원이 ‘시각장애인의 민원 정보 이용 실태와 요구 조사’를 주제로 한 조사의 문항별 기술통계 분석 논문을 발표, 전자점자 제공 확대의 중요성을 제시했다.

국내 ‘특수교육저널 : 이론과 실천, 제21권 제1호’를 통해 발표된 연구결과에 따르면, 시각장애인 및 시청각장애인의 공공기관 발급 민원문서에 대한 접근성이 낮고 개인정보의 노출 문제가 심각했다.

연구에 따르면, 시각장애인은 은행 통장 내역, 거래 내역서와 장애인증명서, 주민등록 등초본, 납세증명원 등 민원24 증명서(7.3%)를 가장 많이 사용했으며, 그 외에 통신요금 관련 서류, 보험 관련 서류, 카드 관련 서류, 법원 증명서, 각종 매뉴얼, 국세청 자료 등의 순으로 이용하고 있었다.

시각장애인의 발급 문서 정보접근과 처리 방법에서 나타나는 특징은 절반 이상(73명, 54.5%)이 가족이나 친지를 통한 대독의 형태였다는 점이다. 87명(80.6%)은 타인 대독 시 개인정보 누출이 염려되지만 어쩔 수 없다고 답했고, 그중 28명(25.9%)은 개인정보 누출로 인한 피해를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를 지도한 순천향대학교 박순희 교수는 “이는 중증시각장애인 및 시청각장애인의 개인정보 및 사생활 노출의 위험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많은 민원문서가 전자적 형태로 발급, 제출이 가능해야 하고, 시각장애인이 스스로 읽고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전자점자가 제공돼야 한다”고 말했다.

시각장애인은 음성(69명, 63.9%), 점자(20명, 18.5%), 화면 확대(18명, 16.7%), 기타(1명, 0.9%)의 순으로 정보 접근 매체를 사용하고 있었다. 점자의 경우 92명(85.2%)이 활용할 수 있다고 답했고, 70명(64.8%)이 점자정보단말기를 보유해 점자 및 점자정보단말기 활용도가 매우 높게 나타났다.

점자는 장애인의 정보접근과 의사소통을 위한 정당한 편의제공 수단 중 하나임이 장애인차별금지및권리보장에 관한 법률에 명시돼있다. 장애인이 요구 시 모든 법인이 그 편의수단을 제공할 것이 의무화되어 있다. 또한 공공기관 등은 시각장애인이 점자를 사용해 모든 정보에 접근, 활용할 수 있도록 필요한 정책을 수립하고 시행해야 하며, 시각장애인이 요구할 경우 일반 활자 문서를 동일 내용의 점자(전자점자) 문서로 제공해야 한다고 점자법은 정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시각장애인이 공공기관 등에 점자 요청 여부에서 ‘요구한 적이 없다(87명, 80.6%)’고 답했다. 자료를 요청한 경우에도 점자 제공을 받은 경우는 무응답(88명, 81.5%)의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 △점자 요청 자체를 생각해본 적 없다(46명, 32.6%) △요청 절차가 까다롭고 오래 걸린다(32명, 22.7%) △제공되지 않으리라 믿고 포기했다(30명, 21.3%)가 점자 자료를 제공받지 못한 이유로 꼽혔으며 이는 약 70%가 점자 자료 제공을 기대하지 않는다는 것을 시사한다.

반면 시각장애인이 이용하는 민원 문서의 점자 활용 및 요구 결과는 전자점자 서비스(92명, 85.2%)가 필요하다고 인식하고 있었으며, 전자점자 제공 시 배울 의향은 ‘있다(64명, 59.3%)’가 ‘없다(15명, 13.8%)’ 보다 높게 조사되어 솔루션의 부재가 민원문서가 점자로 제공되지 못한 이유 중 하나임을 알 수 있었다.

전자점자로 제공될 경우 개인정보 누출 방지에 주는 도움 정도와 시각장애인의 자립생활에 도움을 주는 정도는 긍정적인 답변이 이어졌다. 개인정보 누출 방지에 주는 도움 정도는 매우 그렇다(54명, 50%), 그렇다(35명, 32.4%), 시각장애인의 자립생활에 도움을 주는 정도는 매우 그렇다(30명, 27.8%), 그렇다(45명, 41.7%), 보통(25명, 23.1%)의 순으로 나타났다.

전자점자 솔루션이 확대된다면 83명(76.9%)이 전자점자를 사용할 의사가 있음을 밝혀, 그간 시각장애인들은 전자점자 솔루션에 대한 인지도가 낮아 점자 제공에 대한 요구가 낮았다는 결론을 도출하게 했다.

본 연구의 주저자인 김정훈 연구원(순천향대학교 박사과정)은 “연구를 통해 민원문서의 정보를 실시간 점자로 변환해주는 솔루션이 부재해 민원문서가 점자로 제공되지 못했다는 점을 알 수 있었다”며, “최근 이닷익스프레스와 같은 솔루션이 등장하면서 본 연구를 통해 민원문서에 대한 점자(전자점자)의 수요 조사가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또한 “점자 사용인구가 감소하는 것은 점자 콘텐츠의 부족에도 이유가 있고, 조사에 참여한 약 60%(64명)가 전자점자 제공 시 점자를 배울 의사가 있음을 밝혔다”며, “민감한 개인정보를 다루는 민원문서처럼 본인이 정확히 이해할 필요가 있는 문서는 점자정보단말기에 저장해 검색하고 다시 볼 수 있는 전자점자의 적용 필요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닷익스프레스’는 2019년 중소벤처기업부 청년창업사관학교와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의 지원, ㈜엠투소프트의 협업으로 ㈜에이티소프트가 개발한 민원문서 전자점자 생성 솔루션이다. 그 필요성과 우수성을 인정받아 2019년 11월 ‘제7회 공공데이터활용 창업경진대회 대통령상’을 수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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