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손에 흉터가 있는데 이것도 고쳐줄 수 있어요?”

김그림(13·가명) 아동이 심리치료를 진행하면서 심리상담사에게 했던 질문이다. 마음이 나으면 손의 흉터가 낫는다고 생각하는 아동은 중학교 1학년 때, 학대 부모로부터 분리되어 보육원에 입소했다. 시설생활이 어떠냐는 질문에 “다 괜찮아요. 좋아요”라는 말과 함께 부모의 학대로부터 벗어났다는 안도감을 표정으로 내비쳤다.

입소 이유는 부모의 학대였지만 장애인 동생을 24시간 돌봐야 한다는 고단함, 부모의 방임으로 인한 외로움과 막막함 등이 아동에게 큰 상처로 남았다. 원래 살던 도시의 보육원에 입소하게 되면 길에서 부모를 마주칠까 먼 지역에 시설에 가겠다던 아동의 말 속에서 13년의 힘들었던 삶이 느껴졌다.

김그림 아동은 자신의 의견과 감정을 잘 표현하지 못하고, 관계에 대한 불편함, 평소에 불안함을 느끼는 모습이었다. 보육원 선생님들은 김그림 아동에 대해 심리치료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한국아동복지협회에서 진행하는 ‘아동복지시설 아동 치료·재활지원 사업’을 신청하여 심리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아동은 심리치료 회기가 지날수록 사람에 대해 마음을 열기 시작했고 평소에 보이던 불안감도 조금씩 줄어드는 긍정적인 변화를 보였다. “저는 매일 더 즐거운 사람이 되고 싶어요. 제가 즐거워 보이는 모습이 저도 좋아요. 저는 이런 제가 좋습니다”라며 손의 흉터를 더 이상 신경쓰지 않게 되었다고 밝은 미소를 보이기도 했다.

2018년 한국아동복지협회의 조사결과 아동복지시설 아동 중 69.8%는 학대피해 등으로 입소한다. 학대받은 아동의 특징은 마음이 불안하고 인지 발달이 더디다는 것이다. 또 아동학대 후유증으로 대인관계 형성과 우울증 등 다양한 문제들이 발생하기 때문에 심리·정서상 지지와 치료가 필요하다. 이에 일반적인 양육에 그치지 않고 전문적인 지원 서비스가 요구됨에 따라, 한국아동복지협회는 2012년부터 보건복지부 위탁을 받아 기획재정부의 복권기금을 통해 ‘아동복지시설 아동 치료·재활지원 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해당 사업은 학대 피해아동 등 아동복지시설 아동에 대해 심리·정서적으로 안정되고 건강한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맞춤형 치료·재활프로그램 서비스를 지원하여 사회적약자인 보호아동의 인간다운 생활의 기본조건으로 건강한 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보건 의료서비스라는 사회적 가치를 내포하고 있다.

한국아동복지협회 측은 2020년 사업을 확대 시행하여 대상아동 41.7%(850명→1200명) 확대하고, 사업비도 28.57%(14억원→18억원)를 증액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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