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수 농식품부장관, "17일 중 발병 농장 3950두 살처분 조치 완료 계획"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17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농림축산식품부에서 파주에서 발생한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진 결과와 예방조치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송찬영 환경전문기자] 치명적인 돼지 전염병인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발생했다.

정부가 올해 5월 북한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병한 후 전국 모든 양돈 농장을 대상으로 돼지 혈액검사를 하고 방역 작업을 펼쳐왔으나 결국 국내에 유입됐다.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경기도 파주시의 한 양돈농장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했다고 17일 오전 공식 발표했다.

이날 김 장관에 따르면 양돈농장 관리인은 16일 오후 6시께 숨져 있는 모돈 5두를 발견해 농식품부에 신고했다. 이에따라 경기도 위생시험소에서 폐사축에 대한 시료를 채취했으며, 농림축산검역본부 정밀검사 결과, 17일 오전 6시 30분경 아프리카돼지열병 양성이 확진됐다.

이 농장에서는 2450두의 돼지를 사육하고 있으며 신고 농장 3㎞ 이내에 다른 양돈 농장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반경 10㎞ 이내에는 양돈농가가 19호 있어 정밀검사를 통해 발생 여부를 확인할 계획이라고 김 장관은 설명했다.

김 장관은 발생농장 및 농장주 소유 2개 농장 3950두에 대한 살처분 조치를 17일 중으로 완료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아프리카돼지열병은 사람에게는 전염되지 않는다. 하지만 돼지 흑사병이라 불릴 정도로 한번 감염되면 폐사하는 치명적인 병이다. 가축전염병 예방법상 제1종 법정전염병으로 지정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백신이나 치료약도 없다. 외국 발생국에서는 100% 살처분 정책을 실시하고 있다.

감염 경로는 감염된 돼지나 오염된 남은 음식물 등을 통해 이뤄진다. 잠복기는 4일에서 최장 19일이다. 일반적으로 학계에서는 4~7일 정도에 가장 몰려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중국과 베트남, 미얀마 등 8개 아시아 국가들에서 발생했으며, 지난 5월에는 북한에서 발생한 바 있다.

국내 발병원인은 아직까지 오리무중이다. 김현수 장관은 이날 외국 사례로 볼 때 장거리 전파에는 남은 음식물이 주요 경로로 파악되며, 근거리 전파는 야생 멧돼지에 의한 사례가 많지만, 아직까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농장 주인이 해외여행을 간적도 없고, 농장 관리인 중에 외국인 노동자가 4명 정도가 있지만 최근에 외국을 간 일도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

이에따라 현재로서는 발병 농가의 위치 등을 고려해볼 때 북한에서 유입됐을 가능성이 가장 높아 보인다. 경기도에 따르면 파주의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 농가는 오두산통일전망대에서 자유로를 따라 5㎞가량 떨어진 한강, 공릉천 합류 지점 인근으로 북한과는 불과 10㎞ 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

오두산통일전망대는 한강과 임진강이 만나는 곳으로 임진강을 건너면 바로 북한 지역이다.

김현수장관은 이날 "‘총리께서 북한에서 넘어올 경우는 철책선 때문에 육상은 불가능하고 한강하구가 유일한 전파로니까 잘 지켜야 된다.'라고 지시한 적이 있는데, 발생농가가 한강하고 거리는 얼마나 되나"라는 질문에 "한강과 2~3㎞"된다고 밝혔다.

이에 최근 태풍 '링링'이 북한에 상륙해 접경지역에 많은 비가 내렸고, 이과정에서 야생멧돼지가 떠내려와 바이러스를 전파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김장관은 "현재 역학조사 중이며,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산방지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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