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미옥 과기정통부 차관, "해양방류, 전 지구적 해양환경에 영향"

폐로 작업이 진행 중인 후쿠시마(福島) 제1원전 내부에 있는 오염수 탱크. 사진 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송찬영 환경전문기자] 정부가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방사능 오염수 처리 문제를 국제사회에 공식적으로 제기 했다.

문미옥 과학기술정보통신부 1차관은 16일(현지시간) 오후 열린 국제원자력기구(IAEA) 총회기조연설에서 "원전 사고 이후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의 처리 문제는 여전히 해답을 찾지 못하고 있으며, 전 세계적으로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있다"며 공론화 시켰다.

문 차관은 "최근 일본 정부 고위 관료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처리 방안으로 해양 방류의 불가피성을 언급했다"고 지적하고, "원전 오염수 처리가 해양 방류로 결정될 경우, 전 지구적 해양 환경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대한 국제 이슈이므로 IAEA와 회원국들의 공동 역할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문 차관은 또 "일본의 원자로 상태 및 오염수 현황에 대한 현장 조사와 환경 생태계에 대한 영향 평가 등을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방법으로 추진해야 하며, 국제사회가 안전하다고 확신할 만한 원전 오염수 처리 기준과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래 세대에게 부담을 주지 않고 국제사회가 안전하다고 확신할 만한 원전 오염수 처리 기준과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건강과 안전, 환경 보호를 위한 일본 측의 실질적이고 투명한 조치와 행동"이라고 강조했다.

문미옥 과학기술정보통신부 1차관이 16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제63차 국제원자력기구(IAEA) 정기 총회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문 차관은 이날 후쿠시마 오염수 외에도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체제 구축을 위한 우리 정부의 노력도 언급했다.

국내 가동 원전의 안전을 위한 안전기준 강화정책과 데이터, 네트워크,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한 원자력안전혁신 프로젝트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한편 일본은 후쿠시마 오염수와 관련해 "일본의 조처에 대해 과학적으로 증거가 없는 비판들이 있다"며 우회적으로 우리정부 요구를 반박했다.

일본의 다케모토 나오카즈 과학기술상은 이날 문 차관에 앞서 진행한 기조연설에서 ”몇몇 국가가 일본산 식품의 수입을 규제하고 있어, 일본이 후쿠시마 사태를 딛고 경제를 활성화하는 데 장애물이 되고 있다고 우리측 주장에 맞불을 놨다.

다케모토 과학기술상은 또 일본이 제공한 자료와 관련된 IAEA의 보고서를 토대로 국제사회가 공정하고 합리적으로 논의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이 과정에서 방사능 오염수 방류계획과 관련해 “정화과정을 거쳤고, 방사성 물질인 트리튬을 제외하고 다른 방사능 물질이 검출되지 않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의 이같은 발언은 후쿠시마 원전 안전에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는 가운데 나온 말로, 오히려 방사능 오염수가 트리튬(삼중수소)에 오염됐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한 셈이 됐다는 지적이다.

참고로 트리튬은 태아를 포함 유아들에게 치명적인 방사성 물질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일본 후쿠시마 원전에 보관하고 있는 방사능 오염수 양은 지난 7월 말 기준 115만톤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과기정통부와 원자력안전위원회, 외교부 등으로 구성된 정부 대표단은 오늘부터 IAEA 사무총장 대행, 사우디 등 다른나라 대표들을 만나 국제공조를 요청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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