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특파원 출신 주리시 대만정치대 교수, 이한열 기념사업회에 사진 300장 전달

1987년 6월 열린 고 이한열 열사 장례식에서 장례행렬이 아현고가를 지나가고 있다. 사진=이한열기념사업회 제공
[데일리한국 정하영 기자] 외신 기자가 찍었던 1987년 6월 고(故) 이한열 열사의 장례식 사진이 국내에 첫 공개된다.

14일 이한열기념사업회에 따르면 기자 출신인 주리시 대만정치대 한국어과 교수는 이 열사가 사망한 1987년 7월 5일부터 장례식이 열린 9일까지 시위 등을 촬영한 사진 등 약 300장을 CD에 담아 이달 5일 기념사업회에 전달했다.

해당 사진들은 주 교수가 1987년 서울에서 외신 특파원으로 근무한 당시 촬영한 컬러본이다.

외신기자가 6월 항쟁 관련 사진을 사업회에 전달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외신 기자 네이선 벤과 킴 뉴턴도 2017년 관련 사진을 기념사업회에 보낸 바 있다.

하지만 주 교수가 이번에 전달한 사진들은 그간 알려지지 않았던 장례식 전후 시위와 운구 행렬 모습 등이 담겨 있어 의미가 크다는 것이 기념사업회 측 설명이다.

한 사진에는 이 열사가 운구되던 1987년 7월 9일 연세대 앞 철도 위에서 운구 행렬을 보려는 시민들이 기차에 위태롭게 매달린 모습이 잘 나와 있다.

해당 사진에는 기차 뿐 아니라 철도 옆길까지 시민들로 가득 들어찬 모습이 보인다.

장례식 당일 연세대 정문 앞을 지나는 운구 행렬과 철길 아래를 지나는 만장, 아현고가를 지나며 도로를 가득 채운 시민들의 모습 등도 담겨 있어 눈길을 끈다.

장례식 전날 시위에서 1987년 연세대 총학생회장이었던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 열사 영정의 들고 오열하는 모습도 카메라에 포착됐다.

또 다른 사진에는 시위를 지켜보는 전경들의 모습이 담겼다. 시위대 숫자만큼 많은 전경이 방패를 들고 헬멧을 쓴 채 시위대를 지켜보고 있다.

이경란 이한열기념관장은 "이러한 사진을 통해 이 열사 장례식 당시 시민들이 얼마나 이 열사의 죽음을 안타까워했는지 다시 한번 알 수 있었다"며 "한국의 민주화는 타인(외신)의 시선으로 봐도 중요했다"고 강조했다.

이 관장은 기념사업회 페이스북에 관련 사진 9장을 올리면서 "전달받은 사진이 약 300장이 되고, 새로운 사진도 많아 단독 전시회를 열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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