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건강복지센터 관리요원 1명이 60여명 관리

‘응급개입팀’도 예산 요청 외에는 유인책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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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한국 김진수 기자] 최근 정신질환자에 의한 사고가 연이어 발생하면서 이들을 관리할 시스템 마련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지난해 강북삼성병원에서 의료진이 사망하는 사건 발생 후 정신건강복지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는 등 정신질환자 관리에 대한 구조 및 시스템 마련은 어느 정도 이뤄지고 있으나 인력 확보에 대한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못하는 모습이다.

지난 17일, 경남 진주 소재 아파트에서는 정신질환을 가지고 있던 피의자가 아파트에 불을 지른 후 대피하는 이웃 주민을 흉기로 무차별 살해한 사건이 발생했고 이어 24일에는 조현병 치료 병력이 있는 10대가 위층 할머니를 흉기로 살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진주 아파트 방화 및 묻지마 살인 사건 피의자 안인득의 경우, 정신질환 증세가 있었으나 관리 사각지대로 남아 정상적인 치료를 받지 못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정신질환자 관리 및 인프라 확충에 대한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 보건복지부 “다양한 정신질환 환자 관리 시스템 마련”

사실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강북삼성병원에서 의료진이 정신질환자에 의해 숨지는 사고 발생 후 개정된 정신건강복지법 시행 전까지 외래치료 지원에 필요한 예산 편성 및 시행 절차를 마련 중이었다.

정신건강복지법 개정안은 정신건강증진시설장이 퇴원환자에 대한 각종 정보 및 자료 비치 의무화, 정신의료기관장이나 정신건강복지센터장이 지역사회에서 치료가 중단된 환자를 발견한 경우 시군구청장에게 외래치료 지원을 청구하도록 하는 내용 등을 담고 있다.

그러나 최근 정신질환자에 의한 사고가 다시 발생하자 복지부는 정신질환 발병 초기환자 집중관리를 위한 ‘조기중재지원사업’, 퇴원 후 지속치료를 위한 ‘병원기반 사례관리’, ‘외래치료지원제도’ 등 정신질환자 지속 치료 지원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긴급 추진에 나섰다.

보건복지부가 개선에 나선 정신응급 대응체계 개선방안 중 적정의료기관 이송을 위한 체계 개선안. 사진=보건복지부 제공

또한 복지부는 정신질환자에 의한 자·타해 행동 등 신고 시, 경찰·소방·정신건강복지센터 중 어느 쪽으로 신고가 들어오더라도 공동 대응할 수 있도록 협력 체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복지부는 정신건강복지센터에 응급상황 발생시 현장에 출동해 정신질환 여부 판단과 안정유도 및 상담을 제공하는 ‘응급개입팀’을 설치해 맞춤형 대응에 나서도록 시스템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복지부 계획에 따르면 응급개입팀은 간호사, 사회복지사, 임상심리사로 구성되며 400여명의 인력을 새롭게 뽑아 배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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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스템에 필요한 ‘인력’은 해결해야 할 과제

이처럼 정부와 복지부가 다양한 시스템을 마련하고 있지만 사실 가장 큰 문제는 ‘인력 확보’다.

지난 18일, 복지부는 정신질환자 관리 체계 관련 보완점을 마련하기 위해 의료계·법조계·정신질환 당사자·사회복지계·정신건강증진시설장 등 정신건강 전문가로 구성된 ‘중앙정신건강복지사업지원단’ 자문 회의를 개최한 바 있다.

이 회의에서 전문가들은 “현장대응을 강화하기 위해 정신건강복지센터 인력 확충, 처우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을 만큼 현재 가장 큰 문제는 인력 확보와 처우 개선이다.

실제 현재 정신건강복지센터는 전국 243곳에 설치돼 있으나 사례관리요원 1명이 평균 60여명에 달하는 환자를 돌보는 등 인력부족 문제가 심각한 상황이다.

아울러 복지부가 전국 시도에 구축하겠다는 ‘응급개입팀’의 경우에도 400여명을 추가 확보해야 하는 상황인데 기획재정부에 인력 충원을 위한 예산 요청 외에는 유인책이 없어 인력 충원에는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전망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사실 인력을 확보하는데 예산 이외의 다른 뾰족한 방안이 있는 것은 아니다. 과도한 근무시간 단축 등 근무 처우 개선을 위해서는 결국 예산을 통한 인력 충원 방법 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기존 계획대로라면 응급개입팀에 300여명의 인력을 확보할 예정이었지만 최근 정신질환자 관련 이슈가 생기며 400여명으로 늘려 운영하기로 결정했다"면서 "인력을 확보하는 것이 어렵겠지만 다양한 방안을 고민해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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