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7개 알 가운데 24개 부화…해수부 "경과 지켜봐야"

성장 지켜본 뒤 적합성 등을 고려해 자연에 방류할 계획

국제 멸종위기종인 매부리바다거북은 지난 9월28일 한화 아쿠아플라넷 여수에 마련된 모래 산란장에서 157개의 알을 낳았다. 사진=한화 아쿠아플라넷 여수 제공
[데일리한국 박준영 기자] 해양수산부는 해양환경공단, 한화 아쿠아플라넷과 함께 국제 멸종위기종인 매부리바다거북의 인공번식에 성공했다고 10일 밝혔다.

부리가 매처럼 구부러져 있는 매부리바다거북은 남획과 산란지 훼손 등으로 전 세계적으로 개체 수가 급격하게 줄어든 멸종위기종이다. '멸종위기에 처한 동식물 교역에 관한 국제협약'(CITES)에 따라 상업적인 거래는 엄격하게 제한돼 있다.

주로 열대해역에 살지만, 이따금 우리나라 남해안을 회유해 해수부도 2012년부터 매부리바다거북을 ‘보호대상해양생물’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한화 아쿠아플라넷 여수와 함께 개체 수를 회복을 위한 연구를 진행, 2년여 기간 끝에 국내 최초 매부리바다거북을 인공번식하는 데 성공했다.

해수부에 따르면 매부리바다거북은 지난 9월28일 한화 아쿠아플라넷 여수에 조성된 모래 산란장에서 80분 동안 157개의 알을 낳았다. 이후 이달 5일까지 모두 24마리(15.2%)가 태어났다.

해수부 관계자는 "매부리바다거북이 자연 상태에서 100개의 알을 낳는다면 이 가운데 10개 정도만 부화된다"면서 "실내에서 번식시키고 있어 (자연 상태보다) 부화율이 떨어질 수도 있지만, 예상한 것보다는 높은 수준으로 경과를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해수부는 앞으로 이들 거북이 몸길이 최대 1m, 몸무게 최대 120㎏ 자라면 적합성 등을 고려해 방류도 추진할 계획이다. 시기와 장소 등은 전문가들과 협의 후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조사 결과, 매부리바다거북 포함해 전 세계에 서식하고 있는 바다거북은 모두 7종이다. 이들 바다거북은 연안 개발과 환경오염으로 산란지가 줄면서 멸종 위기에 처해 있다.

이에 따라 국제사회는 바다거북 보전을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미국의 경우 수산물 수입 조건으로 '바다거북의 생존에 위해가 없는 방식의 조업'을 내세우고 있다.

저작권자 © 데일리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