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기춘- 고대 해외미니 캠퍼스 설립 , 이두희- 교수집중 공약,
정영환- 1등 고대 주창, 정진택- 수강신청제도 혁신도 주목

사진 왼쪽부터 고려대 제20대 총장 후보로 출마한 김동원 교수(59), 남기춘 교수(56), 선경 교수(61), 이두희 교수(61), 정영환 교수(58), 정진택 교수(57), 최광식 명예교수(65).(이름 가나다순)
[데일리한국 송찬영 교육전문기자] 고려대 제 20대 총장선거의 첫 번째 관문인 전체 교수 총회 예비심사일(27일)을 나흘 앞두고, 데일리한국이 후보자들의 공약을 분석한 결과 '7인7색'의 다양성을 보여주면서도 나름의 미래 전략을 제시해 눈길을 끌고 있다.

출마한 7명의 후보자들이 제시한 공약은 국내 대학의 어려운 현실을 함축적으로 보여주는 동시에 한편으로 나아갈 방향이 무엇인지도 제시하고 있었다.

특히 이색적이고 톡톡 튀는 내용으로 선거 재미를 만끽 할 수 있는 내용도 담고 있었다. 후보자들 공약 특징을 간결하게 정리해봤다.(가나다 순)

발로 뛰어 만든 맞춤형 공약과 심리 인지 전문가 공약

김동원 경영대 교수(59)는 ‘더 나은 새로운 고대’를 주창하고 있다. 그러한 모습은 한 개인이 만드는 것이 아니라 구성원 모두가 함께 가야한다는 것이 그의 철학이었다.

일일이 대학 구성원을 직접 발로 뛰어 만나 인터뷰를 하고, 여기서 나온 핵심 단어들을 과학적으로 시각화 해 ‘Wordcloud’(월드 클라우드)를 만들었다. 구성원 맞춤형 약속을 제시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어려운 대학 재정난을 타개하기 위해 ‘재정전담 CFO’ 조직을 신설해 모금 및 재정 관리를 전문화하겠다는 공약이 가장 눈에 띈다.

4년간 1조원 이상의 추가 재정을 확충하기 위해 교내외 전문가를 공모해 전문 CFO를 선임하는 한편, 기획·재정 전문 직원을 담당부서에 배치하고, 외부로부터 전문펀드매니저를 영입하겠다고 공약했다.

또 여성 교무위원 비율을 현재 5%에서 20%로 확대하겠다는 약속도 관심을 끈다.

남기춘 문과대 교수(56)의 큰 장점중 하나는 마음을 연구하는 전문가답게 구성원들과 누구보다 더 소통을 잘 할 수 있는 능력을 가졌다는 평가다.

문과와 이과를 고루 섭렵한 연구자로서 공약 역시 ‘창의’와 ‘융합’, ‘연구’가 핵심 키워드이다. 구체적으로 교수, 학생, 교직원, 동문, 지역사회, 기업, 정부 등이 함께 하는 소통모델을 만들었다.

눈에 띄는 공약으로는 고려대의 세계화이다. 그는 베트남, 싱가폴, 몽골, 미국의 실리콘밸리 등 해외지역에 학생과 교수들이 교육받을 수 있도록 미니대학을 설립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고려의료원도 해외로 확장하겠다는 공약을 했다. 정부의 ODA 사업과 함께 저개발국가에 건강검진센터를 설립하는 한편, 병원기술을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총장 임기 중 ‘중간평가 받겠다 …교수사기 증진 강조 공약도

선경 의과대 교수(61)는 대학 내부는 물론, 국내 의료계 내에서 더 신망받는 인사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그가 가지고 있는 자신감, 소통의식, 불편부당한 평소의 소신은 이른바 총장 임기 중 ‘중간평가’를 받겠다는 것에서 나타난다.

중간평가는 교수의회를 통해 이루어지며, 취임 100일내 단기 및 중장기 공약의 평가항목을 구체적으로 밝히겠다고 공약했다.

이외 선거이후의 ‘논공행상(論功行賞)’은 없으며, 핵심 보직자는 추천과 공모를 통해 임명하겠다는 것이 그의 약속이다.

그는 100세 시대에 60세 정년은 국가적으로 자원낭비라며, 고령화와 인구 감소에 대비해 정년연장등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두희 경영대 교수(61)는 고대다움을 강조하고 있다. 그의 공약에는 고대에 애정이 듬뿍 담겨있다. ‘ 자랑스러운 고대’, ‘함께하는 고대’, ‘움직이는 고대’, ‘앞서가는 고대’가 그의 구호다.

그의 공약 핵심은 교수들에 맞춰져 있다. 논문 인센티브 제도를 개선하고, 임용 시 불확실성을 최대한 낮추도록 임용 T/O 제를 환원하고, 교수 직급제를 다양화 하겠다는 것이다.

또 신임 교원과 특별 초빙된 교원에게 정착 연구비를 최대 5000만 원까지 지원하고, 우수 연구자의 연구년 기간을 최대 3년까지 늘려 대형·장기 연구 프로젝트를 추진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공약을 내놓고 있다.

정영환 법학전문대학원 교수(58) 공약에도 고대에 대한 사랑과 고대정신 회복을 향한 집념이 듬뿍 담겨있다. 그는 공약집에서 ‘1905년, 누란의 위기를 교육을 통해 극복하고자 한 교육 구국의 건학이념인 고대정신을 다시 찾자고 강조하고 있다.

후보자 모두 공통적으로 ’고대정신‘ 강조

2019년 제2건학 이념을 선포해 새로운 도전에 직면한 대한민국을 업그레이드해 고대정신을 재정립하자는 것이 공약의 핵심이다.

구체적으로 교수 직원 학생 동문 중심으로 ’고려대 미래비전위원회‘를 신설해 세계 30위권 대학의 ’일등 고대‘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또 총장이 경영자를 넘어 발로 뛰는 기금모금인(KUF)가 되겠다고 약속하고 있다.

또 발전기금 1조원 시대를 맞아 국내를 넘어 해외기부 및 모금을 확대하겠다는 포부도 밝히고 있다.

정진택 공과대 교수(57)는 4차산업혁명시대를 맞이해 대학이 창의적 미래 인재의 장이 돼야 한다며, 이를 위해 대학시스템이 변화돼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도래하고 있는 AI시대에도 인간을 넘어설 수 없으며, 따라서 대학경영역시 사람중심이 돼야 한다는 철학을 밝히고 있다.

그가 구체적으로 공약한 학생들의 수강신청제도 개선 방안은 이 가운데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정 교수는 해외 대학의 타임티켓 제도와 마일리지제도 도입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타임티켓 제도는 학생들이 수강신청을 시작할 수 있는 시각을 총 이수 학점을 기준으로 세분화하는 제도로, 학점을 많이 이수한 학생일수록 먼저 수강신청을 할 수 있다.

마일리지 입찰제도는 모든 학생에게 수강 신청 시 동일하게 주어진 마일리지를 사용해 수강하기를 원하는 마일리지를 분배해 수강 신청하는 제도다.

정 교수는 세종대 분교 정책을 폐지하고 특성화된 융복합 학문 위주의 캠퍼스로 전환하겠다고 공약했다.

국제 부총장제 도입 통한 국제화 , 타임티켓제도 등 수강신청제도 개선 방안 주목

최광식 사학과 명예교수는 오래된 공직경험을 바탕으로 대학 행정의 효율화를 이끈다는 계획을 제시하고 있다.

그의 공약 가운데 주목되는 것 중 하나는 국제부총장제 신설이다. 이를 통해 국제 업무와 관련된 역량을 체계화하는 한편, 4개 캠퍼스에 산재된 국제 관련 시설 및 기능을 가상의 ‘국제캠퍼스’로 네트워크화 해 한 차원 높은 질적 도약을 이끌어내겠다는 구상이다.

국제부총장을 중심으로 내국인과 외국인 졸업생을 망라하는 해외교우회, 현지 기업과 현지 교육부의 후원과 협력을 받아 전 세계 우수인재를 고대에서 육성하는 KU Global Friends Scholarship을 전폭적으로 확대하여 ‘세계 속의 고대, 고대 속의 세계’라는 이미지를 더욱 강화하겠다는 약속이다.

외국인 전용학과(가칭 글로벌한국학과)를 설립하고, 매년 외국인 학생 수를 연간 300명씩, 임기 내에 총1200명의 우수 외국인 입학생을 늘려 나아가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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