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200여명, 차량 2대에 PVC관으로 팔 연결해 저항…경찰, 3000여명 투입

23일 오전 경북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기지 인근 진밭교에서 경찰이 사드기지 건설 반대 단체 주민을 해산 시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전현정 기자] 경북 성주군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기지로 가는 길목인 초전면 소성리 진밭교에서 23일 또다시 주민과 경찰간 충돌이 벌어졌다.

국방부는 이날 사드기지 공사 장비·자재를 기지 안으로 반입할 방침이다.

경찰은 이날 오전 8시12분쯤부터 트럭 2대로 진밭교를 막고 밤샘 농성을 벌인 주민 200여명에 대한 강제해산을 시작했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이번 작전에 투입된 경찰은 모두 3000여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진밭교 아래에 에어매트도 설치했다.

이번 충돌은 앞서 12일에도 벌어졌다. 이날도 국방부가 공사 장비 등을 사드 기지내로 반입하려 한 날이었다.

그동안 국방부와 반대 주민들은 시설공사 기간, 반입 자재의 양, 인부의 통행방법 등 3가지 쟁점을 두고 협상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주민들은 대부분을 양보하는 대신 공사 내용을 확인할 수 있는 주민 1명을 사드 기지에 들여 보내달라는 하나의 조건을 걸었다.

그러나 국방부는 군사보호구역이기 때문에 불가능하다고 거부했다. 이후 협상은 진척되지 못했다.

12일의 충돌로 국방부와 주민간 대화가 재개됐으나 결국 18일 또다시 결렬됐다.

하루전 17일 국방부가 '기지 공사를 계속 미룰 수 없는 상황'이라며 '필요한 조치에 나설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 결정적인 이유였다.

19일 사드 반대 6개 단체로 구성된 사드철회 평화회의는 입장문을 통해 협상 결렬 사실을 밝히고 "국방부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을 경우 공권력을 동원하겠다는 협박에 가까운 발표를 했다"고 주장했다.

23일 오전 경북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기지 인근 진밭교에서 경찰이 사드기지 건설 반대 단체 주민을 해산 시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방부가 월요일인 23일 공사 장비 등을 사드 기지내로 반입할 방침이라는 소식이 퍼져나갔다.

일요일인 22일 오후 6시40분쯤 주민 30여명은 촛불 문화제를 위해 진밭교로 모였다.

경찰은 이 주민들을 진밭교 밖으로 몰아낸 뒤 다리를 봉쇄하고 문화제용 무대와 조명설치를 위해 준비했던 알루미늄 격자 구조물 등을 압수했다.

이 소식이 알려지면서 사드 반대단체 회원과 주민들이 모이기 시작해 결국 약 200명이 됐다.

주민들은 트럭 2대로 진밭교를 막고 비닐 천막을 친채 항의 집회를 밤새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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