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자 동지였던 신상옥 감독과 한국영화 중흥기 이끌어…향년 92세
  • 배우 최은희의 빈소가 16일 오후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발인은 19일이며 장지는 안성천주교공원묘지이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전현정 기자] 남북을 오가며 '영화같은 삶'을 살아온 배우 겸 감독 최은희씨가 16일 오후 소천했다. 향년 92세.

고인(故人·1926~2018년)은 배우이자, 신상옥(1926~2006년) 감독의 아내이며 우리나라의 세 번째 여성 감독이다.

고인은 1947년 영화 '사랑의 맹서'로 데뷔했다. 고인은 당시 촬영감독이던 김학성 기사와 만나 혼인신고 없이 결혼했다. 고인은 한국전쟁 당시 북한 인민군에게 납치됐다가 구사일생으로 청천강 부근에서 탈출했다.

고인은 자신을 흠모하던 신상옥 감독(1952년 '악야'로 데뷔)을 1953년, 다큐멘터리 영화 '코리아'에서 만나 1954년 정식으로 결혼했다.

  • 배우 최은희가 1954년 주한 미군 위문 공연을 온 마릴린 먼로와 함께 찍은 사진. 로버트 캐넌과 로스 아담 감독의 2016년 다큐멘터리 '연인과 독재자(The Lovers and the Despot)' 가운데 한 장면. 사진=공식 예고편 유튜브 캡쳐
이후 고인은 신 감독과 '꿈'(1955) '지옥화'(1958) '춘희'(1959) '로맨스 빠빠'(1960) '백사부인'(1960) '성춘향'(1961)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1961) '로맨스 그레이'(1963) 등 1976년까지 130여편을 완성했다.

감독으로서의 재능도 있었던 고인은 '민며느리'(1965) '공주님의 짝사랑'(1967) '총각선생'(1972)을 연출했다. 이 가운데 배우로도 출연했던 연출작 '민며느리'로 대종상 여우주연상까지 거머 쥐었다.

고인과 신 감독은 대한민국은 물론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으로부터도 큰 주목을 받았다.

  • 배우 최은희가 북한에서 김정은 위원장(가운데), 신상옥 감독(왼쪽)과 함께 촬영한 사진. 로버트 캐넌과 로스 아담 감독의 2016년 다큐멘터리 '연인과 독재자(The Lovers and the Despot)' 가운데 한 장면. 사진=공식 예고편 유튜브 캡쳐
고인은 1973년 신 감독과 이혼했다.

고인은 1978년 1월 홀로 홍콩에 갔다가 동월 14일 북한 공작원에 납치됐다. 당시 고인이 북한에 도착하자마자 김정일 위원장이 직접 나와서 인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신 감독도 7월에 고인을 찾으러 홍콩에 왔다가 동월 19일 납북됐다.

북한으로 끌려간 두 사람은 각각 서로의 생사도 모른채 수차례의 북한 탈출 시도와 좌절, 교화소 생활 등 우여곡절을 겪다가 1983년에서야 재회했다. 두 사람은 이곳에서 부부로 재결합했다.

북한에서 고인은 신 감독과 '돌아오지 않는 밀사'(1984년) '사랑 사랑 내 사랑'(1984년) 등 모두 17편의 영화를 완성했다.

이 가운데 영화 '소금'으로 고인은 1985년 모스크바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고인은 한국인 최초로 해외영화제에서 상을 받은 배우가 됐다.

  • 북한에서 활동하던 시절 촬영한 영화 현장 속 신상옥 감독과 최은희. 로버트 캐넌과 로스 아담 감독의 2016년 다큐멘터리 '연인과 독재자(The Lovers and the Despot)' 가운데 한 장면. 사진=공식 예고편 유튜브 캡쳐
고인은 신상옥 감독과 1986년 3월 베를린영화제 참석을 계기로 오스트리아 빈 방문 중에 미국 대사관에 진입, 드디어 북한 탈출에 성공했다.

이후 두 사람은 미국으로 망명해 10년 넘게 생활 하다가 1999년 대한민국으로 돌아왔다.

고인은 북한 탈출 당시 김정일 위원장의 육성을 담은 녹음기를 가지고 왔고 이는 2016년 로버트 캐넌과 로스 아담 감독의 다큐멘터리 '연인과 독재자(The Lovers and the Despot)를 통해 공개됐다.

고인은 2001년 극단 '신협'의 대표로 취임했고, 2002년 뮤지컬 '크레이즈 포 유'를 기획·제작했다.

2006년 남편 신상옥 감독의 타계 후 고인은 2007년에는 자서전 '최은희의 고백'을 펴냈다. 이 자서전은 이후 로버트 캐넌과 로스 아담 감독의 다큐멘터리로 부활했다.

고인의 유족은 신정균(영화감독)·상균(미국거주)·명희·승리씨 등 2남2녀다. 고인의 장례는 가족장으로 치러진다.

고인의 빈소는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 23호실(17일 12호실 이전 예정), 발인은 19일 오전이며 장지는 경기도 안성 천주교공원묘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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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18/04/17 14:58:35 수정시간 : 2018/04/17 15: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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