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희단거리패 소속 배우, 페이스북에 사실상의 '반성문' 올려…"선생님은 괴물이었다"고 토로

연극연출가 이윤택씨가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30스튜디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피해자들에게 사과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박진우 기자] 연극 연출가 이윤택씨의 공개사과 기자회견이 리허설까지 진행한 거짓 쇼였으며 이윤택씨의 성폭행(강간)은 사실이었다는 폭로가 내부에서 나왔다.

2008년부터 연희단거리패에서 활동하고 있다고 자신을 밝힌 오동식 배우 겸 청주대 겸임교수는 21일 오전 페이스북을 통해 이윤택씨의 공개사과 기자회견에 이르는 연희단거리패 내부 논의 과정을 자세히 설명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오동식 배우는 이 글에서 이윤택씨가 공개사과를 앞두고 성폭행을 부인하는 연습까지 했으며, 그를 비롯한 극단 고위 관계자들이 성폭력 피해 사실과 당시 정황을 이미 인지하고 있었다고 폭로했다.

오 배우는 이윤택씨가 성폭행 피해를 최초로 밝힌 김보리(가명)씨의 "익명 글을 읽고는 바로 실명을 얘기했다"면서 극단의 고위 관계자들도 이미 정확히 알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오 배우에 따르면 이윤택씨는 선배 단원들을 소집해 "이미 해결된 문제니 걱정 안 해도 된다"면서 "보리라는 여자애는 이상한 아이다. 워낙 개방적이고 남자와 아무렇지도 않게 잔다"고 말했다.

이어진 대책회의를 통해 이윤택씨의 공개사과 기자회견이 결정됐다.

2008년부터 연희단거리패에서 활동하고 있다고 자신을 밝힌 오동식 배우 겸 청주대 겸임교수는 21일 오전 페이스북을 통해 이윤택씨의 공개사과 기자회견에 이르는 연희단거리패 내부 논의 과정을 자세히 설명했다. 사진=오동식 배우 페이스북
오동식 배우는 이후 "마치 노래 가사를 만들 듯이, 시를 쓰듯이" 이윤택씨가 사과문을 완성한 뒤 단원들과 리허설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오 배우에 따르면 이윤택씨와 단원들은 예상 질문과 답을 주고 받으면서 성폭행과 낙태에 대해서는 부인하기로 했고, 이 과정에서 더 불쌍해 보이는 표정을 짓는 연습을 하기도 했다.

오 배우는 "그곳은 지옥의 아수라였다"며 "선생님은 이제 내가 믿던 선생님이 아니었다. 괴물이었다"고 토로했다.

오 배우는 "그들은 내가 극단 안에 있는 내부자라고 생각할 것"이라면서 "지금도 이윤택에게 전화가 오고 있으니까"라고 말했다.

오 배우는 "나는 나의 스승 이윤택을 고발한다. 지금 이 순간에도 살 길만을 찾고 있는 극단대표를 고발한다. 또 ㅈㅇㄱ(극단 고위 관계자)을 고발한다"고 재차 밝혔다.

오 배우는 "그리고 그들을 고발한 저는 개새끼입니다. 저는 2008년부터 연희단거리패에서 연극하는 오동식입니다"라고 글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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