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희단거리패 소속 배우, 페이스북에 사실상의 '반성문' 올려…"선생님은 괴물이었다"고 토로
[데일리한국 박진우 기자] 연극 연출가 이윤택씨의 공개사과 기자회견이 리허설까지 진행한 거짓 쇼였으며 이윤택씨의 성폭행(강간)은 사실이었다는 폭로가 내부에서 나왔다.
2008년부터 연희단거리패에서 활동하고 있다고 자신을 밝힌 오동식 배우 겸 청주대 겸임교수는 21일 오전 페이스북을 통해 이윤택씨의 공개사과 기자회견에 이르는 연희단거리패 내부 논의 과정을 자세히 설명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오동식 배우는 이 글에서 이윤택씨가 공개사과를 앞두고 성폭행을 부인하는 연습까지 했으며, 그를 비롯한 극단 고위 관계자들이 성폭력 피해 사실과 당시 정황을 이미 인지하고 있었다고 폭로했다.
오 배우는 이윤택씨가 성폭행 피해를 최초로 밝힌 김보리(가명)씨의 "익명 글을 읽고는 바로 실명을 얘기했다"면서 극단의 고위 관계자들도 이미 정확히 알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오 배우에 따르면 이윤택씨는 선배 단원들을 소집해 "이미 해결된 문제니 걱정 안 해도 된다"면서 "보리라는 여자애는 이상한 아이다. 워낙 개방적이고 남자와 아무렇지도 않게 잔다"고 말했다.
이어진 대책회의를 통해 이윤택씨의 공개사과 기자회견이 결정됐다.
오동식 배우는 이후 "마치 노래 가사를 만들 듯이, 시를 쓰듯이" 이윤택씨가 사과문을 완성한 뒤 단원들과 리허설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오 배우에 따르면 이윤택씨와 단원들은 예상 질문과 답을 주고 받으면서 성폭행과 낙태에 대해서는 부인하기로 했고, 이 과정에서 더 불쌍해 보이는 표정을 짓는 연습을 하기도 했다.
오 배우는 "그곳은 지옥의 아수라였다"며 "선생님은 이제 내가 믿던 선생님이 아니었다. 괴물이었다"고 토로했다.
오 배우는 "그들은 내가 극단 안에 있는 내부자라고 생각할 것"이라면서 "지금도 이윤택에게 전화가 오고 있으니까"라고 말했다.
오 배우는 "나는 나의 스승 이윤택을 고발한다. 지금 이 순간에도 살 길만을 찾고 있는 극단대표를 고발한다. 또 ㅈㅇㄱ(극단 고위 관계자)을 고발한다"고 재차 밝혔다.
오 배우는 "그리고 그들을 고발한 저는 개새끼입니다. 저는 2008년부터 연희단거리패에서 연극하는 오동식입니다"라고 글을 맺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