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서울대병원, 성인 2000만명 5년 추적연구로 첫 확인

"가벼운 음주자도 식도암·위암·대장암 위험 최대 1.5배"

사진=유토이미지
[데일리한국 고은결 기자] 암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소량의 음주보다도 아예 금주를 하는 게 더욱 효과적임을 시사하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최윤진·이동호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팀은 국민건강보험에 가입된 20세 이상 성인 2332만3730명을 대상으로 약 5년 5개월 동안 음주량과 소화기계 암(식도암·위암·대장암) 발생의 상관관계를 추적 조사한 결과, 소주 1∼2잔(30g)의 가벼운 음주도 암 발생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17일 밝혔다.

연구팀은 조사 대상자를 1회 음주량에 따라 △비음주자 △가벼운 음주자(하루 알코올 30g 미만 섭취) △과음자(하루 알코올 30g 이상 섭취)로 분류했다. 알코올 30g은 알코올 함량 20%의 소주로, 적게는 1∼2잔에서 많게는 2∼3잔 수준이다. 이 결과 가벼운 음주자가 38.8%로 과음자(7.7%)보다 많았고 비음주자는 53.5%였다.

논문에 따르면 5년5개월의 추적관찰 기간 동안 전체 조사 대상자 중 식도암 9171명, 위암 13만5382명, 대장암 15만4970명이 각각 발생했다. 가벼운 음주자 그룹은 비음주자 그룹보다 모든 비교 대상 암 발생위험이 높았다.

관찰 기간에 가벼운 음주자 그룹의 식도암 발생위험은 비음주자보다 50%나 증가했고 대장암과 위암도 동일한 비교 조건에서 각각 12%, 5% 높았다. 하루 알코올 섭취량이 10g(소주 1잔) 미만이어도 식도암의 발생위험은 20%, 위암·대장암은 각 8%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평상시 과음하는 사람은 식도암, 위암, 대장암 발생위험이 비음주자보다 각각 3.1배, 위암 1.2배, 1.3배 증가했다.

특히 식도암의 경우, 현재 흡연자이면서 술을 마시는 사람은 비흡연자이면서 비음주자인 경우보다 식도암 발생위험이 최대 5.6배에 육박했다. 저체중이면서 가벼운 음주를 하는 경우에도 정상체중이면서 술을 마시지 않는 사람보다 식도암 발생위험이 5배 높았다. 가벼운 음주자였던 사람이 조사 기간에 금주한 경우 식도암의 발생위험은 다소 내려가는 것으로 파악됐다.

연구팀은 2000만명 이상의 한국인 고유 데이터를 통해 '가벼운 음주'의 위해성을 확인한데 의의를 두고, 암 발생위험을 낮추려면 절주보다도 금주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플로스원 최근호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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