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한국전쟁 참전 사실이 확인되면 전쟁 당시 실제 근무한 곳과 서류상 소속이 달라도 참전유공자로 인정해야 한다는 판단이 나왔다.

국민권익위원회(위원장 성영훈, 이하 권익위) 소속 중앙행정심판위원회(이하 행심위)는 6·25 전쟁 참전유공자로 등록된 A씨의 전쟁 당시 근무처와 서류상 소속이 다르다는 이유로 A씨 사망 뒤 유공자 등록을 취소한 국가보훈처의 처분은 위법·부당하다고 21일 밝혔다.

이로써 A씨는 참전유공자로 다시 인정돼 국립묘지에 안장되고 유족은 A씨가 생전에 받은 참전명예수당을 반납하지 않아도 된다.

권익위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002년 6·25전쟁 중 면사무소에서 참전업무를 수행했다며 국가보훈처에 참전유공자 등록을 신청했다. 국방부는 A씨가 국가보훈처에 제출한 참전사실확인서를 발급해주면서 A씨의 소속을 면사무소가 아닌 '철도청'으로 기재했다. 국가보훈처는 이 참전사실확인서를 근거로 2003년 A씨를 참전유공자로 등록했다.

문제는 여기서 발생했다. 국가보훈처가 지난해 7월 A씨가 사망하자 국립묘지 안장 여부를 심사하는 과정에서 전쟁 기간 고인의 서류상과 실제 소속이 다르다는 이유로 지난해 8월 참전유공자 등록을 직권 취소하고 국립묘지 안장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A씨의 유족은 고인이 생전에 받은 참전명예수당을 반납하라는 처분을 받자 지난해 11월 행정심판을 청구했다.

행심위는 A씨가 전쟁 기간 면사무소에서 참전업무를 수행한 점을 인정하면서 국방부 장관이 A씨를 참전유공자로 인정한 만큼 소속에 상관없이 참전 사실만 확인되면 유공자로 인정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국가보훈처가 고인의 참전사실 진위여부를 입증할 만한 새로운 증거자료를 제시하지 않고 기존 자료만을 근거로 유공자 등록 취소라는 불이익 처분을 한 것은 잘못이라고 판단, 지난달 29일 국가보훈처의 참전유공자 등록취소 처분을 취소했다.

행심위 관계자는 "행심위는 처분 기관이 적극적인 입증 없이 불이익 처분을 하는 경우 행정심판으로 국민의 권익을 구제하고 있다"며 "국가를 위해 희생하고 공헌한 유공자의 권익을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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