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주 중 K-2소총 분실했다고 진술해 추가 수색 중"

개인 수첩에 '지적왕', '구멍왕'이라며 스스로 비하

자대 배치 뒤 시행한 인성 검사서 '관심병사' 지정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김소희 기자] 훈련 중 K-2 소총을 들고 탈영한 유모(22) 일병이 30여 시간 만에 검거됐다. 육군은 25일 오후 6시 35분쯤 철원군 근남면 마현리 인근에서 훈련 중 이탈한 육군 모 부대 소속 유 일병의 신병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유 일병이 발견된 곳은 훈련 중 이탈한 곳에서 2km가량 떨어진 곳으로 알려졌다. 이탈 당시 유 일병은 K-2 소총을 가지고 있었으나 실탄은 휴대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군 당국은 "유 일병은 비교적 건강한 상태이며, 가지고 나간 K-2 소총은 도주 중 분실했다고 진술하고 있어 추가 수색 중"이라고 밝혔다.

유 일병은 24일 오후 1시 30분쯤 진행된 대대전술훈련 중 동료에게 "화장실에 다녀오겠다"고 한 뒤 K-2 소총을 가지고 종적을 감췄다. 이탈 직후 유 일병의 군장 내에서 자신을 '지적왕', '구멍왕'으로 표현한 내용의 개인 수첩이 발견되기도 했다.

군 부대의 한 관계자는 "포켓 형태의 수첩에는 선임병으로부터 수차례 지적당한 내용이 있었고, '지적왕', '구멍왕' 등으로 자신을 비하하는 문구도 있었다"며 "욕설이나 구타 등 병영 내 부조리를 암시하는 내용의 글은 보이지 않았다"고 밝혔다.

지난 5월 입대한 유 일병은 소속 부대에 7월 배치됐으며 자대 배치 뒤 시행한 인성 검사에서 '복무 부적응' 판정을 받아 도움병사(관심병사)로 지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군 헌병대는 유 일병을 상대로 총기를 가지고 이탈한 경위와 도주로를 파악하는 한편 부대원 등을 상대로 병영 내 부조리 여부를 조사할 방침이다. 또 유 일병이 도주 중 분실한 총기 확보를 위해 26일 날이 밝는 대로 추가 수색을 벌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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