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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집중취재] 카카오택시, 근거리나 변두리 안가는 '콜' 무응답… 신종 승차 거부 논란
  • 기자황혜진 기자 hjhwang@hankooki.com 승인시간승인 2015.09.07 00:11
  • 전국 택시 기사 14만 명이 스마트폰으로 기사와 승객을 연결하는 모바일 택시 호출 서비스 '카카오택시'에 가입해 영업 중이다. 하지만 신종 승차 거부 논란이 일고 있어 또다른 문제점이 제기되고 있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사실과 관계 없음.
[데일리한국 황혜진 기자] 서울에 사는 직장인 한 모(29) 씨는 최근 ‘카카오택시’ 앱으로 택시를 호출했다. 광화문에서 출발해 서대문구 연희동으로 가기 위해서였다. 첫 번째 호출 후 응답하는 택시가 없어 다시 호출을 요청했지만 결국 택시를 배정받지 못해 안국역까지 걸어가 택시를 잡아야 했다. 서울의 또 다른 직장인 최 모(48) 씨는 종로3가에서 노원구 중계동으로 가기 위해 카카오택시 호출을 했으나 120명의 기사에게 연락이 갔는데도 아무도 응답을 하지 않아 결국 대로변으로 나가 모범택시를 간신히 잡고 귀가했다.

최근 이처럼 카카오택시를 이용하려다 호출에 응하는 기사가 없어 택시를 배정받지 못한 경험이 있는 이용자들이 우후죽순 늘고 있다. 택시기사들이 특히 밤 시간대에 유흥가 밀집지역 등 손님이 많은 곳으로 이동하기 위해 변두리 지역에 잘 가지 않으려고 하기 때문이다.

한 씨와 최 씨의 경우처럼 밤 시간대에 서울 시내에서 변두리인 도봉구 노원구 은평구 지역은 택시 기사들이 웬만하면 가지 않으려 기피하는 곳이다. 밤 시간대에 이런 지역에 가서 손님을 내려놓으면 빈차로 시내까지 되돌아오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때문에 밤 시간대에는 유흥가가 밀집한 강남이나 대학로, 이태원, 천호동, 홍대 앞 등이 택시 기사 사이에서 인기 지역으로 꼽힌다.

실제 서울 종로에서 강남구 압구정동으로 이동하기 위해 <데일리한국> 기자가 카카오택시를 호출했더니 30초도 되지 않아 응답이 왔고 2분도 되지 않아 도착 전화가 왔다. 이 같은 이유에서 카카오택시가 사실상 신종 승차거부란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 택시기사 이 모 씨는 “카카오택시에 가입한 후 공차로 다니는 일이 확실히 줄었다”며 “콜이라는 개념은 필요에 따라 택시와 승객을 연결해주는 역할이고 또 콜택시는 승객 한 명과 다수의 기사를 익명으로 연결하는 것이기 때문에 호출에 응답하지 않는 게 승차거부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출퇴근 시간 같은 경우 바로 앞에 손님이 있는데 콜을 받을 이유가 없다”고도 했다.

  • 가까운 거리로 이동할 경우 콜에 응하지 않는 택시기사들이 많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사진=카카오택시 앱 화면 캡처
그러면서 이 모 씨는 “가까운 거리를 가는 손님의 콜에 응하지 않거나 승차를 거부하는 기사들이 많은 것 같은데 가까운 거리에 갈 때 기사에게 뭔가 이점이 있어야 승차거부가 줄어들 것 같다”고 덧붙였다.

현재의 카카오택시 시스템으로는 기사가 승객의 승하차 위치를 미리 알 수 있다. 때문에 골목 등 후미진 곳에 차를 대 놓고 먼 거리로 이동하는 손님의 호출만 골라 응하는 등 승차거부 단속에 걸리지 않는 방법으로 카카오택시를 악용하는 기사들도 적지 않다. 이들 기사는 일반 승객들이 거리에서 빈 택시 문을 열까봐 아예 전조등도 꺼놓고 스마트폰만 보고 있다고 한다.

카카오택시는 스마트폰을 통해 기사와 승객을 연결하는 모바일 택시 호출 서비스다. 간편한 사용법을 바탕으로 모바일 메신저인 카카오톡 서비스의 기존 이용자들이 카카오택시 서비스로 빠르게 유입되면서 카카오택시는 서비스 출범 5개월 만에 하루 호출 24만 건, 누적 호출 수 1,200만 건을 돌파하며 콜택시 서비스의 강자로 떠올랐다. 기존 콜택시를 타려면 내야 했던 1,000원 정도의 수수료가 없고 택시기사와 차량정보를 통지해주는 안심 서비스를 제공해 입소문을 탔기 때문이다.

지난 3월 31일 서비스 출시 후 전국 택시 25만 대 가운데 기사 14만 명이 카카오택시에 가입했다. 기존 콜택시 업체 기사가 6만 3,000여 명이었던 것을 두 배 이상 뛰어넘는 수치다. 업계에서는 시장 점유율이 70%에 육박한다는 추정이 나오고 있다.



다음카카오의 카카오택시 홍보 담당 강유경 매니저는 “기사들이 배차 수락을 해놓고 현장에 가지 않으면 승차거부라고 보고 승객이 신고를 할 수 있지만 호출에 응답하지 않은 것은 승차거부와 그 의미가 맞지 않는다”며 “배차 수락 후 현장에 가지 않는 형태로 승차거부를 하는 경우 승객이 별점을 매기는 등 기사에 대한 안 좋은 평가가 누적되면 계정 이용을 정지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서울 시내에서 영업 여건이 좋지 않은 택시 기사들의 일부 이 같은 행위도 나름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은 아니다. 또 다음카카오 측 이야기대로 이를 승차거부라고 보기도 어렵긴 하다. 하지만 이들이 '핑퐁' 식으로 책임을 전가하는 와중에 결과적으로 인기지역에 살고 있지 않는 시민들만 피해를 보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서 강 매니저는 “가까운 거리에 갈 때는 추가 요금을 지불하거나 목적지 통보 기능을 없애는 등 미응답 건수를 줄이자는 다양한 방안이 나오는 것을 알고 있지만 현실성이 적다”며 “카카오택시 배차 성공률을 봤을 때 미응답 건수가 그리 높지 않고 서울시로 들어오는 승차거부 민원도 감소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한편 다음카카오의 강 매니저와 택시 기사 이 모 씨 모두 기사가 카카오택시 호출에 응답하고 다른 손님을 포기한 채 승객을 태우러 가는 도중 갑자기 콜을 취소를 하고 다른 택시를 잡아타는 사람들이 많아 허탕을 치는 경우가 많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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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15/09/07 00:11:48 수정시간 : 2015/09/07 09:4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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