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담하다… 아이들 마음에 상처 줘서 사죄드린다"

학부모들 급식비 납부 거부 운동 조짐에 우려표명

박종훈 경남도교육감
[데일리한국 조옥희 기자] 경남도의 무상급식 지원 중단 첫째날 인 1일 박종훈 경남도교육감은 끝내 울먹이고 말았다. 박 교육감은 이날 집무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전국에서 처음으로 무상급식이 중단된 교육감으로서 "참담하다… 잠을 못 잤다"고 눈시울을 붉히면서 "무상급식이 유상급식으로 전환된 데 대해 학생과 학부모에게 사죄드린다. 석고대죄의 심정으로 현 상황에 관해 이야기를 드리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박 교육감은 “아이들 마음을 어루만져 주지 못하고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미안하다"면서 “아이들이 학원을 끊고 그 돈으로 급식비를 내면 안 되냐고 물었다는 이야기는 이번 무상급식 중단에 대한 아이들의 마음을 단정적으로 보여주는 일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2만명의 학생이 당장 경제적 부담을 떠안는 데 대해 교육감으로서 도의적 정치적 책임을 벗어나지 못한다"고 재차 사과했다.

그러나 그는 “마음이 아파도 교육청에서 추가로 투입할 예산이 없다”면서 "교육부에서 최근 확정 교부금이 내려왔지만, 우리가 예상한 금액보다 130억원이 줄어서 내려온데다 아무리 예산을 털어봐도 급식에 쓸 수 있는 돈이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이에 박 교육감은 경남도의회의 중재 노력에 기대를 건다고 언급했다. 그는 "도의회가 중재노력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도의회가 중재안 내고 조정하는 것이 가장 정상적인 상황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오는 21일 도의회 임시회가 끝나기 전에 그러한 도의회 중재 노력을 존중해 교육청 차원의 공식적 대응은 자제하겠다"고 말했다.

박 교육감은 무상급식 지원 중단에 반발해 일부 학부모를 중심으로 일어나고 있는 급식비 납부 거부 운동과 관련 “학부모들의 무상급식 중단에 반발하는 행동에 따른 피해는 고스란히 교육청이 안게 된는데 당장 다음 주부터 50명 이하 소규모 학교에서는 급식 자체가 중단될 수 있는 등의 문제가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그러나 박 교육감은 아이들이 밥을 굶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본인 의사와 관계없이 아이들이 밥을 굶도록 방치하지는 않겠다"며 "제가 도시락을 싸서 들고 가더라도 그런 일은 없도록 하고, 그런 일이 확대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무상급식 중단에 반발하는 시민사회단체를 '종북'단체로 몰아간 경남도 성명에 대해서는 당혹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박 교육감은 "홍준표 도지사가 미국에서 귀국해 만나자는 등 어떤 신호가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면서도 “아마도 부하 직원들이 오버해서 종북 발언을 한 게 아닌가 생각된다”고 말했다. 이어 ‘욕을 먹는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홍 지사의 최근 발언에 대해서도 “왜 학교가 그런 대상이 되어야 하는지 되묻고 싶다”면서 "무상급식 중단은 홍 지사의 소신이 원인이고 그 결과는 아이들에게 심리적 상처를 주고 학교 혼란은 물론 엄청난 교육력 손실로 이어진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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