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퍼트 생명 지장 없다"…CNN 방송 속보 중계

사진=YTN 방송화면 캡처
[데일리한국 동효정 기자]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의 괴한 습격에 대해 CNN 등 주요 외신이 정규 방송을 중단하고 긴급 보도하며 큰 관심을 보였다. 미국 CNN 방송은 5일 오전 정규 방송을 중단하고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민화협 주최 초청 강연에서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 대사가 괴한에게 습격당한 소식을 속보로 긴급 보도했다. 그러면서 한국과 미국의 합동 군사 훈련이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도 주지했다.

CNN은 "괴한의 공격 동기는 아직 파악되지 않았다"면서 "한-미 연합 군사훈련을 반대하는 구호를 외쳤다"는 한국 언론들의 보도를 인용해 반미 감정에 의한 범행이 의심된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CNN 앵커 역시 “서울과 같은 대도시에서 미국 대사에게 괴한이 어떻게 쉽게 다가갈 수 있었는 지 모르겠다“고 전했다. CNN은 서울 특파원도 연결해 리퍼트 대사가 얼굴과 손에 상처를 입었다는 소식을 상세히 전달하며 이례적인 범행에 대해 우려를 표시했다. CNN이 정규 방송을 끊고 특집 뉴스로 편성한 것은 이례적이다. 그만큼 미국 현지에서도 이번 사건을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방증이다.

AP 통신도 한국 언론 보도를 인용해 용의자가 김모씨이며 범행 직후 곧바로 검거돼 조사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AFP 통신 등 다른 외신들도 서울발 기사로 관련 기사를 송고하며 한국의 보안 문제 등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다. 현재 미 당국은 한국 정부와 긴밀히 협조하며 사태 파악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정부는 한국 정부의 사건 배경 조사 등을 지켜본 뒤 입장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또 일본 교도통신은 사건 발생부터 용의자 신병 확보, 병원으로의 이동 등을 실시간 속보로 타전했고, NHK도 상당한 시간을 할애해 관련 소식을 전했다. 아사히신문과 산케이신문 인터넷판은 톱뉴스로 이 소식을 실었다. 일부 언론은 2010년 당시 주한 일본대사에게 시멘트 덩어리를 던진 전력이 있는 용의자의 이번 소행이 최근 한국에서 큰 반발을 산 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정무차관의 발언과 관련 있는지에 주목했다.

아사히 인터넷판은 김씨가 사건 현장에서 자신이 독도 관련 단체 대표임을 밝혔다고 전하고 "한국 내에서는 최근 셔먼 차관의 발언이 '일본에 치우쳤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어 경찰 당국이 관련성을 조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주요 언론의 인터넷판인 인민망, 참고소식망, 중국신문망 등은 한국 매체의 보도를 인용, 피습 과정을 자세하게 전한뒤 이번 사건이 양국 관계에 영향이 가지 않도록 한미 당국이 긴밀히 협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언론들은 리퍼트 대사를 피습한 이 남성이 큰 목소리로 전쟁 반대를 외쳤다면서 최근 시작된 한미연합군사훈련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중국 언론들은 리퍼트 대사를 피습한 이 남자가 2012년 7월에도 주한 일본대사에 시멘트 덩어리를 던져 징역 2년,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다고 전했다. 중국 언론들은 이날 사건의 사실 관계 전달에 주력했다.

앞서 리퍼트 대사는 5일 오전 7시 40분쯤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열린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 주최 조찬 강연회 장소에서 강의를 준비하는 도중 김기종(55)씨로부터 흉기로 얼굴과 왼쪽 손목 부위를 공격당했다. 현장에 있던 목격자들은 김씨가 리퍼트 대사를 여러차례 공격했다고 전했다. 리퍼트 대사는 피를 많이 흘린 채 순찰차를 타고 인근 강북삼성병원으로 긴급 이송됐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 이후 리퍼트 대사는 신촌 세브란스 병원으로 옮겨 수술을 받았다.

김씨는 순찰차에 태워지기 직전 “전쟁 훈련 반대”라는 구호를 외쳤다. 김씨는 지난 2010년 7월 주한 일본대사에게 콘크리트 조각을 던진 혐의(외국사절 폭행)로 징역 2년, 집행유예 3년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현장에서 용의자를 검거해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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