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층 버스 한대론 부족… 시민들 본격적 도입 기대

26일까지 시범 운행 중인 광역 2층 버스. 사진=경기도
[데일리한국 동효정 기자] 7월 16일 정부가 서울과 경기지역을 오가는 광역버스 입석을 금지하면서 대안으로 추진된 게 2층 버스 투입이다. 좌석 수를 늘려 보다 많은 승객들의 안전 운행을 도모하겠다는 취지로 지난 12월 8일부터 79인승 2층 버스가 시범 운행되고 있다. 시범 운행되는 2층 버스는 승객이 가장 많은 출퇴근시간과 오후시간에 배차돼 하루 왕복 6회 서울과 경기 지역을 오가고 있다.

이에 <데일리 한국> 기자가 퇴근시간 사당역에서 수원 방면 7770번 2층 버스를 타 보았다. 2층 버스의 1층은 출입구에 계단이 없고 차체 바닥이 낮아 유모차를 갖고 타는 승객이나 노약자들이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저상버스 형태였다. 1층 좌석을 모두 지나면 2층으로 향하는 계단이 있다. 2층 계단은 좁고 가팔라 올라가는데 다소 불편했다. 승·하차가 동시에 이뤄질 땐 두 사람이 지나갈 수 없어 한 쪽으로 비켜서거나 다른 사람이 모두 지나간 뒤에 계단을 이용할 수 있다. 때문에 2층 승객들이 탑승하고 자리에 앉는 시간이 오래 걸렸다. 각층의 천장이 일반 버스에 비해 조금 낮아 불편하지만 입석을 하지 않는다면 크게 문제될 것이 없었다.

2층버스 내부 좌석. 사진=경기도
2층 버스는 4.15m로 3.3m인 현재 운행되는 버스들보다 1m 가량 더 높아 사고 위험이 많은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았다. 여전히 교통표지판이 차체와 닿을 것 같아 아슬아슬하기도 하다. 하지만 승객들은 탁 트인 시야와 평소와 다른 창문 밖 풍경에 즐거워하는 모습이었다. 수원 고등동에 사는 한 승객은 "실제 자리에 앉으면 더 높은 기분이 들어 위험하진 않을까 걱정이 됐지만 생각보다 안전한 것 같다"면서 "2층의 경우 고속도로를 달리면 많이 흔들려 멀미가 날 것 같았는데 오히려 일반 버스보다 승차감은 더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시민들은 대부분 광역 2층 버스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수원 정자동에 사는 한 승객은 "입석 금지는 당장은 불편하고 어렵지만 당연히 추진되어야 할 일이고 현재 버스를 지나치게 늘린다고 해도 수도권 교통체증이 더 심화할 수 있어 큰 문제지만 안전만 확보된 상황에서 2층 버스를 도입하면 기존버스 증차 없이도 많은 승객을 수용할 수 있어 입석 문제가 좀 해소될 것 같다"고 기대감을 보였다.

2층 버스는 일반 광역버스에 비해서는 다소 느린 속도였다. 이에 대해 경기도 굿모닝버스 추진단은 "차량 속도는 이번에 처음으로 많은 인원을 태우는 것이라 안전 문제 때문에 일부러 시속 80km이하로 운전해달라고 당부한 것"이라며 "실제로 안전 속도는 110km까지 낼 수 있도록 설계가 됐기 때문에 도입 후 일반 버스와 속도 차이는 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2층버스 내부 좁은 통로. 사진=경기도

이번에 임대한 2층 버스 ENVIRO 500은 대당 가격이 7억원 정도로 국내 일반 버스의 5배다. 이에 승객들은 2층 버스가 도입되면 요금이 인상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하기도 했다. 일단 경기도의 입장은 인상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굿모닝버스 추진단은 "차량 가격은 분명히 비싸지만 2개 버스가 다니는 효과로 연비나 운전자 인건비 등 절약되는 부분이 있어 장기적으로 봤을 때 경제성이 있다고 판단해 요금 인상의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고 답했다.

2층버스는 많은 승객을 태우고 안전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퇴근 시간 사당역에 길게 늘어선 승객들을 모두 소화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일반 버스 정원의 2배 가량인 2층 버스 몇대를 충원하는 걸로 모두를 제시간에 좌석 운행으로 오가게 할 수가 없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사당-수원간 2층버스 시범운행이 끝난 21일 저녁 7770버스를 다시 타보니 입석은 여전했고 다시 입석 전용 줄이 생겨 기사가 "좌석 모두 찼고 입석 타세요"라고 안내하기도 했다.

광역버스 입석 금지 문제가 계속해서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가운데 굿모닝버스 추진단의 활동이 안전하고 빠른 시민들의 발이 될 수 있을 지 시민들의 촉각이 곤두서있다. 경기도와 경기개발연구원은 차량분야(주행성능·연비·운영비용·도로여건), 승객분야(편리성·안전성·승하차 소요시간·수송능력), 운전분야(편의성·안전도·피로도) 등 3개 분야를 평가해 내년 1월 결과를 내놓을 예정이다. 굿모닝버스 추진단 관계자는 "운전자와 이용자 측면에서 만족도 조사를 시행 하고 도민 의견도 많이 반영해서 광역버스 문제점을 보완해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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