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 1등에 당첨된 남성이 189억원의 배당금을 5년여 만에 모두 탕진하고 사기범으로 전락했다. 자료사진.
로또 1등에 당첨된 남성이 189억원의 배당금을 5년여 만에 탕진하고 사기범으로 전락했다. 23일 서울 강동경찰서는 인터넷 채팅으로 만난 남성에게 자신을 주식 전문가인 것처럼 속여 1억4,000여 만원을 가로챈 혐의로 김모(52)씨를 구속해 조사한 뒤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 조사 결과 김 씨는 10여년 전 로또 1등 당첨금으로 189억원을 받았던 것으로 나타나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그가 당첨금으로 받은 금액은 국내 로또 복권 사상 두번째로 큰 금액이다. 그러나 그는 5년 만에 주식 투자 등으로 이를 모두 탕진한 뒤 1억3,000만원의 빚까지 지면서 생활고를 겪어왔다.

김씨는 서울에 아파트 2채를 마련한 뒤 지인들의 사업에도 투자했으며 가족과 친지들에게도 20억원을 증여했다. 주식 투자에도 과감하게 수십억원씩 넣었지만 자산관리에 실패하며 로또 1등 당첨 5년여 만인 2008년 빈털터리가 됐다. 주식 투자에 실패하고 부동산에 투자하다가 사기를 맞는 등 더 큰 돈을 위한 '베팅'은 번번이 빗나갔다. 결국 전 재산을 날린 김씨는 또 한 번의 인생 역전을 노리며 서초구 아파트를 담보로 사채를 빌려 주식에 투자했지만 오히려 1억3,000만원의 빚만 얻었다. 그 이후 김씨는 자산가에서 사실상 사기꾼으로 전락했다.

김씨는 온라인 상에서 자신을 펀드전문가라고 소개한 뒤 2010년 5월 인터넷 채팅으로 만난 고객 A씨에게 5년 전 로또 당첨 영수증을 보여주며 접근하며 돈을 타냈다. "선물옵션에 투자해 수익을 내줄테니 돈을 달라"고 해 1억2,200만원을 얻어낸 것. 김씨는 A씨의 돈마저 모두 날렸고, 원금을 돌려달라는 A씨에게 오히려 추가적인 돈을 빌린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A씨는 2011년 7월 김씨를 사기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김씨는 찜질방 아르바이트 등을 하며 도피생활을 해오다 지난 15일 강남구 논현동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서 체포됐다. 189억원을 한손에 쥐었던 행운의 자산가가 불과 5년만에 철창 신세를 지게 된 것이다.

저작권자 © 데일리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