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용석 전 의원
서울서부지법 제2형사부(오성우 부장판사)는 29일 여성 아나운서를 비하하는 내용의 성희롱 발언을 한 혐의(모욕 등)로 기소된 강용석(45) 전 의원의 파기 환송심에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벌금 1,5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 발언은 여성 아나운서 일반을 대상으로 한 것으로서 개별 구성원들에 이르러서는 비난의 정도가 희석돼 피해자 개개인의 사회적 평가에 영향을 미칠 정도까지는 이르지 않으므로 형법상 모욕죄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모욕 혐의에 대해 무죄를 판시했다

강 전 의원은 2010년 7월 전국 대학생 토론대회 뒤풀이 회식에서 여학생 등에게 “아나운서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다 줄 생각을 해야 하는데, 그래도 아나운서 할 수 있겠느냐”는 취지의 발언을 해 아나운서들을 모욕하고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당시 검찰은 공소사실에서 한국아나운서협회에 등록된 8개 방송사의 여성 아나운서 295명을 피해자로 간주했다.

1·2심은 “피고인의 발언은 여성을 비하하고 여성 아나운서들 개개인에게 수치심과 분노의 감정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한 경멸적인 표현에 해당한다”며 모욕 및 무고죄를 인정,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었다.

하지만 대법원은 강 전 의원의 발언 내용이 매우 부적절하고 저속한 것이기는 하지만 피해자가 특정되지 않았고 모욕죄로 처벌할 정도에는 이르지 않는다는 점을 들어 모욕 및 무고죄를 함께 판단해 하나의 형량을 정한 원심을 깨고 2심 법원인 서울서부지법으로 이 사건을 돌려보낸 바 있다.

다만 재판부는 강 전 의원이 기자에 대해 고소한 부분은 무고죄가 된다고 판시했다. 강 전 의원은 이 내용을 보도한 모 언론사 기자를 ‘허위 기사를 작성·공표했다’며 무고한 혐의로도 기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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