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각지에서 싱크홀이 발생하자 주민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사진=YTN
수도권을 비롯한 중부지방에 '물폭탄'이 쏟아지면서 지반 약화 등이 우려된 가운데 21일 초고층 아파트 단지가 밀집해 있는 영종하늘도시에 초대형 싱크홀이 발생했다. 최근 관심이 집중된 서울 석촌호수 인근의 싱크홀 14배 크기에 달해 주민들의 불안이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21일 유대운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안전행정부로부터 최근 5년 간 지방자치단체별 도로상 싱크홀 현황에 대해 제출받아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안전행정부는 지난달 28일 인천 중구 영종하늘도시의 한 아파트 인근 도로에서 발생한 지반침하 사고는 직경 35미터, 깊이 10미터의 싱크홀로 인해 일어난 것으로 파악했다.

이달 5일 석촌호수 인근 도로에서 발생한 싱크홀이 직경 2.5미터 가량으로 그동안 발견된 싱크홀 크기가 주로 2~4미터였고 가장 큰 것이 10미터 안팎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초대형급이라 할 수 있다. 평소 자동차 통행량이 많지 않은 도로여서 인명 피해는 없었으며 재산피해는 현재 집계 중이다.

싱크홀이 발생한 도로 인근에는 신명스카이뷰와 영종힐스테이트 등 30~38층 높이의 초고층 아파트 단지가 모여있다. 총 7개 단지에 72개동 8,800세대가 지난 2012년부터 들어섰다. 인천경제자유구역 내 주거지구로 개발돼 대형 토목공사가 꾸준히 지속되고 있다. 인천에서는 지난 2012년 2월에도 검단신도시에 직경이 11~14미터에 이르는 싱크홀이 발생한 바 있다. 인근에 인천도시철도 2호선 건설공사가 진행되는 등 지형이 불안해지면서 지하수가 유입된 것이 원인으로 분석됐다.

특히 서울과 비슷하게 각종 도심 공사가 빈번한 수도권에서는 싱크홀 현상이 부쩍 늘어나 시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20일 경기개발연구원이 서울과 수도권 주민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95.2%가 싱크홀에 불안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 전국적으로 파악된 도심 지반침하 현상은 가볍게 넘길 수 없는 수준이다. 환경부가 발표한 '지반침하 및 맨홀뚜껑 솟구침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2년부터 지난 7월까지 전국 53곳에서 싱크홀이 발생해 사상자 4명과 차량 파손 4대를 기록했다.

수도권 뿐 아니라 대전 충남에서는 2012년부터 최근까지 3년 사이 6건 정도의 크고 작은 싱크홀 현상이 발견됐으며 울산이나 부산 지역에서도 싱크홀로 의심되는 도로 침하 현상이 빈번하게 발생했다.

유대운 의원은 "첨단 초고층건물이 들어선 곳에서 특히 싱크홀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면서 "싱크홀은 분명히 과거와 다른 형태의 재난으로 지방자치단체 문제에 국한되지 않고 정부가 명확히 진상을 조사하고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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