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성인들의 학습의지가 OECD 국가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사진=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급속한 글로벌화로 세계 곳곳을 누빌 기회가 확대되면서 영어는 물론 제3외국어까지 능통한 능력자들이 태반이다. 취미도 다양해져 우쿠렐레나 젬베 등 이름도 생소한 악기를 멋지게 연주하는 사람도 많다. 그들을 따라가고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뭐든 배우고 공부해야한다는 생각은 있어도 언감생심일 뿐 큰 마음 먹고 등록한 외국어 학원에서는 피곤에 지쳐 졸기 일쑤다. 결국 '이 나이에 취직도 했건만 배우긴 뭘 배워, 지금 하고 있는 일이나 잘 하자'라며 불타올랐던 의지도 꺾인다, 오늘날 한국 성인들의 모습이다.

20일 한국 성인의 학습 의지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꼴찌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의 임언 선임연구위원 등이 ‘고용직업능력개발연구’에 최근 기고한 ‘한국 성인의 학습전략 국제비교 및 역량과의 관계 분석’ 논문에 따르면 한국 성인의 학습전략 수준은 5점 만점에 평균 2.9점으로 OECD 23개국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연구진은 지난해 OECD가 실시한 국제 성인역량조사(PIAAC)의 데이터를 활용해 학습전략 수준을 비교했다. 학습전략이란 새로운 것을 배우고 그것을 실제 상황에 적용해 보는 등 학습을 선호하고 학습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태도다. 한국은 PIAAC에 만 16∼65세 6,667명이 한국 성인들의 학습전략을 성별로 보면, 여성이 2.8점으로 남성(3.0점)보다 낮았다. 연령별로는 16∼34세에 3.1점을 기록한 이후 노년층으로 갈수록 현저히 낮아졌다. 점수가 가장 높은 국가는 핀란드로 4.0점이었고 미국과 덴마크 캐나다 스웨덴 노르웨이 스페인이 뒤를 이었다. 일본은 3.0점으로 우리나라보다 약간 높았지만 비슷한 수준이었다.

교육수준별로는 중졸 이하 2.5점에서 석사 이상 3.7점으로 교육수준이 높아질수록 점수도 높았다. 한국 성인의 평생학습 참여율이 50% 수준인 가운데 평생학습에 참여한 사람들의 점수가 3.1점으로 그렇지 않은 사람 2.6점보다 훨씬 높았다.

논문을 발표한 임 연구원은 한국과 일본 성인들의 학습에 대한 태도가 소극적인 이유로 근로시간이 길고 학습에 기초한 새로운 경력개발 가능성이 작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임 연구원은“학습친화적인 사회가 아닌 것이 반영된 결과”라며“한국인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학습에 대한 동기를 유발하는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데일리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