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 모피 판매, 지난해보다 51.2% 늘어…
국제 원피가격 하락·겨울 재고 증가 등이 원인

사진= 신세계 센텀시티 제공
여름철에 모피가 불티나게 팔리는 이례적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국제 원피(原皮) 가격이 하락하고 비교적 날씨가 따뜻했던 지난 겨울 재고가 증가하면서 백화점들이 대폭 할인행사에 나선 것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17일부터 4일 동안 모피 할인행사를 열어 11억 원 가량의 매출을 올렸다. 예상 판매량을 15% 가량 넘어선 수치다. 7월 한 달간 현대백화점의 모피 판매액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1.2% 늘었으며, 신세계백화점 모피 매출 역시 작년 7월과 비교할 때 30% 가까이 신장했다.

중국의 수요가 확대되면서 수년간 치솟았던 원피 가격이 시진핑 체제 이후 중국 내 사치품 소비가 줄어들면서 올해는 전년보다 30% 가량 하락했다. 이에 모피 제조업체들은 예년보다 20% 이상 저렴한 가격에 신상품을 내놓을 수 있게 됐다.

지난 겨울 따뜻한 날씨가 계속되면서 재고 물량이 쌓여 있던 점도 모피 판매가 늘어난 것에 한 몫했다. 백화점들은 재고처리 차원에서 가격을 내리자 소비자들이 비교적 합리적인 가격에 나온 모피를 사들였다는 것이다.

여기에 올해 10월과 11월에 윤달이 끼면서 모피 판매에 불을 지폈다. 윤달을 피하려는 예비부부들이 결혼식을 9월 이전으로 앞당기면서 대표적인 혼수상품인 모피 매출도 덩달아 증가한 것이다.

사실 모피는 매출이 갈수록 떨어져 유통업계에서 '위기의 상품'으로 통한다. 불황이 장기화되며 고가에 팔리는 모피의 수요가 떨어진 데다 패딩 등 대체 상품이 줄줄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실제 롯데백화점의 올해 상반기 모피 매출은 지난해보다 22.5% 줄었으며, 2013년에도 2012년보다 17%가량 감소했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매년 기온이 상승하고 합리적인 소비문화가 확산하면서 모피에 대한 수요가 지속적으로 줄고 있는 추세"라면서 "올해도 판매가 부진하다면 국내 모피 산업 전체에 위기가 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따라 이번 여름 모피의 인기가 특수로 끝날지, 겨울까지 이어져 모피의 부흥을 이끌 수 있을지 유통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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