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의 자율형 사립고 폐지 정책에 대해 서울자사고연합학부모회가 반대 의견을 분명히 했다. 30일 서울교육청 교육감 접견실에서 조 교육감을 만난 서울자사고연합학부모회 양순지(배재고 학부모) 회장을 비롯한 학부모 대표 8명은 "일반고를 살리자고 자사고를 죽이겠다는 교육감의 자사고 정책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학부모들은 접견실로 들어서면서 조 교육감과의 악수부터 거부하며 냉랭하게 자리에 앉았다. 조 교육감이 "(자사고 폐지에 반대하는 학부모들의) 항의집회를 하시도록 해 죄송하다"고 인사말을 전하자, 학부모들은 "죄송하다는 형식적인 말은 듣고 싶지 않다"고 격앙된 반응을 나타냈다. 조 교육감은 학부모들에게 "개혁에는 약간의 진통이 따른다. 이렇게 피해를 보는 개인이나 집단이 있을 수 있을 수 있는 만큼 정책집행 기관에서는 피해가 심대하지 않도록 세심하게 살펴야 하고 반면 피해를 보는 개인이나 집단은 사회 전체의 관점에서 보려는 노력을 해주기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이어 비공개로 진행된 이날 면담에서 학부모들은 정책이 바뀌었다고 자사고를 폐지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으며, 건학 이념에 맞는 학생 선발권이 자사고에 주어져야 한다고 거듭 폐지 반대 주장을 폈다. 또 자사고는 귀족 학교가 아니고 일반고 황폐화의 원인이라는 근거도 없다고 주장했다.

한 시간여가량 면담을 마치고 나온 양 회장은 "작년에 교육부에서 자사고 입학전형을 150% 추첨 후 면접하는 방식으로 정책을 새로 만들었는데 시행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새 교육감이 왔다고 다시 바꾼다는 게 말이 되나"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한 학부모는 "일반고를 살리려면 먼저 일반고를 육성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면서 ”일반고가 제대로 운영된다면 많은 이들이 왜 자사고를 선호하겠나"라고 반문했다.

서울자사고 총동창회연합회도 이날 성명을 내고 "자사고를 탄압하는 일체의 부당한 행위에 강력히 연대해 행동을 함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들은 조 서울교육감에게 ▲ 자사고 말살 정책 즉각 철회 ▲ 학생·학부모의 학교 선택권 보장 ▲ 자사고의 학생 선발권 보장 ▲ 사학의 건학이념과 자율성 존중 등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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