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언 전 회장 도피조력자로 지목된 3인의 수배전단
범인도피 등의 혐의로 지명수배가 내려진 기독교복음침례회(일명 구원파) 신도인 일명 ‘김엄마’ 김명숙(59·여)씨와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의 운전기사 양회정(55)씨 부인 유희자(52)씨가 28일 검찰에 전격 자수했다. 김씨는 이날 오전 6시쯤 인천지검 당직실로 전화를 걸어 직접 자수 의사를 밝힌 뒤 오전 8시30분쯤 유씨와 함께 인천지검을 찾아 자수했다.

김엄마는 유 전 회장의 도피를 총괄 기획한 이재옥(49·구속) 헤마토센트릭라이프재단 이사장이 5월 27일 검찰에 체포되자 이후부터 순천 지역 도피조를 총지휘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는 오래전부터 금수원 인근에서 식당을 운영했으며 평소 대규모 집회가 열리는 주말마다 금수원 내에서 신도들에게 식사를 제공하는 등 구원파의 대모 역할을 해왔다. 검찰은 김씨가 금수원 내에서 도피자금 모금, 은신처 마련, 도피조 인력 배치 등 유 전 회장의 도피 공작과 관련한 일들을 신도들에게 지시한 것으로 보고 있다.

김씨와 함께 자수한 유씨는 남편인 양씨를 도와 유 전 회장의 도피를 도운 혐의를 받고 있다. 양씨는 4월 24일부터 5월 17일까지 20여 일 동안 유 전 회장의 은신처를 마련해주고 각종 심부름을 한 최측근이다. 검찰은 유 전 회장의 도피 배경과 이동 경로, 사망 원인의 미스터리를 풀 핵심 인물로 양씨를 지목한 바 있다. 그러나 양씨의 부인만 자수했을 뿐 양씨는 여전히 자수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검찰은 부인이 자수했기에 양씨도 조만간 수사망에 걸리거나 자수 의사를 밝힐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수사 과정에서 이들이 저지른 다른 혐의가 드러나면 구속 여부를 재검토한다는 방침이다. 검찰은 지난 25일 유 전 회장의 장남 대균(44)씨의 도피를 도운 혐의로 검거된 ‘신엄마’ 딸 박수경(34)씨에 대해서는 ‘자수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전날 구속 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이 이번 사건의 핵심 인물로 지목하는 신엄마와 양씨 외에 주변 인물들이 속속 검거되거나 자수를 해와 전체 사건의 실마리가 서서히 풀릴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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