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용인시 수지의 한 오피스텔에서 유대균(44)씨와 함께 3개월 동안 은신해오다 체포된 ‘호위무사’ 박수경(34)씨는 두 아들을 둔 유부녀이자 이혼 소송 중인 것으로 27일 알려졌다.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최측근 중 한 사람인 ‘신엄마’의 딸인 박씨는 결혼하기 전부터 유대균씨의 수행비서 겸 경호원 역할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태권도 공인 6단의 박씨는 원래 스피드스케이팅 선수였지만 스케이트화를 벗고 태권도를 시작한 데에는 유병언 전 회장의 조언에 따른 것으로 밝혀졌다. 실제 그 이후 박 씨는 태권도협회 상임심판까지 올랐다. 태권도 국가대표 출신에 현역 태권도 국제심판 자격증을 갖고 있는 박씨는 출중한 무술 실력을 인정받아 대균씨의 그림자 역할을 했다. 그러나 한달 급료로는 140만원 정도밖에 받지 못했다.

그런데도 박씨는 당초 유대균씨가 프랑스 출국을 시도했다가 좌절된 지난 4월 19일 이후 자신의 두 아들을 버려둔 채 유씨가 묵을 호텔을 물색하는 등 전적으로 도피를 도왔다. 일각에선 유대균씨가 검찰이나 경찰에 체포될 경우를 염려한 유 전 회장과 ‘신엄마’의 지시에 따라 박씨가 유씨를 보호하면서 감시하는 역할을 했을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유대균씨가 본격 도피를 시작한 지난 4월 19일 박씨는 친오빠 박모씨에게 호텔을 알아봐달라는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냈다. ‘외국에서 친구가 왔으니 호텔 예약을 부탁한다’는 내용이었다. 이후 박씨는 20일 싼타페 차량의 조수석에 유씨를 태우고 도주행각을 시작한다. 이 모습은 고속도로 CCTV에 잡혔다.

종합해보면 박씨는 적은 급료를 받으며 근 100일에 가깝도록 아들 둘을 내버려두고 유씨의 도주 행각을 도왔다면 분명 남다른 이유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먼저 유씨와의 내연관계 여부다. 검찰 조사에 따르면 대균씨와 박씨는 지난 4월 22일부터 오피스텔에서 함께 생활해 왔다. 이에 따라 박씨가 단순 조력자 이상의 관계였을 관측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구원파 측은 이 둘은 내연관계는 아니었다고 부인하고 있다. 그렇다면 단순 신도 사이라는 것인데 아직 확인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

내연관계가 아니면 순수한 ‘호위무사’ 역할이다. 유 전 회장 등의 지시에 따라 그의 아들의 신변을 철저히 보호하면서 외부와의 접촉을 차단하는 일을 자임했을 수 있다. 유대균씨가 검거될 경우 유 전 회장이나 자신의 모친인 ‘신엄마’의 신변에도 위험이 닥칠 것이란 판단에서다. 그렇다해도 아들 둘을 내버려 두고 외부와의 접촉을 끊고 오직 유대균씨 도주에만 모든 힘을 쏟았다는 데에는 내연관계나 또다른 금전관계 등이 복잡하게 얽혀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수사 당국 관계자는 “아직 조사 중이라 밝히긴 어렵지만 단순히 유씨 경호 문제로 100일 가까이 외부와 접촉을 끊었을 것이라곤 여겨지지 않는다”면서 “둘 간의 문제인지, 유 전 회장과 신엄마까지 연계된 문제인지, 금전 문제도 결부돼 있는지 등을 집중 조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박씨가 중요 피의자를 도피시켰다는 혐의를 들어 이날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저작권자 © 데일리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