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풍기를 켜 놓고 자면 위험하다'는 속설은 오랫동안 근거 없이 퍼져 있던 낭설이다. 과학적으로 선풍기를 오래 켜놓는 것과 인체와의 해로움 여부는 큰 상관이 없는 것으로 밝혀진 바 있다. 그러나 선풍기를 틀어 놓고 잘 경우 엉뚱한 곳에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과열로 인한 화재 위험성이다.

27일 소방방재청에 따르면 2011년부터 작년 말까지 선풍기로 인한 화재 신고는 총 483건에 이른다. 올들어 지난 24일까지는 59건이 발생했다. 소방당국에 신고가 들어오지 않은 경미한 선풍기 화재까지 합치면 실제 발생 건수는 이보다 훨씬 더 많을 게 분명하다.

전체 선풍기 화재 중 74.5%에 해당하는 360건은 선풍기를 주로 쓰는 여름철인 6~8월에 집중됐다. 3년간 전체 화재 신고 12만8,55건 중 선풍기 화재는 0.4% 수준이지만 여름철에는 이 비율이 1.35%로 치솟는다. 여름철 화재 신고 70건 중 1건은 선풍기 화재인 셈이다.

3년간 선풍기 화재 발생 장소로는 주거공간이 160곳(33.1%)으로 가장 많고, 편의점과 미용실을 비롯한 상점과 고시원 등 생활서비스 공간이 128곳이었다. 선풍기 화재 원인은 과열·과부하 또는 모터 품질불량 같은 전기적 원인이 286건으로 59.2%를 차지했다. 마찰열이나 스파크 발생 등의 기계적 원인은 180건(37.3%)으로 뒤를 이었다.

소방방재청의 한 관계자는 "수면 중 선풍기 사용이 위험하지 않다고 해서 밤새 켜놓다가는 자칫 과열로 불이 날 수 있고 잠이 들어 화재 초기에 알아차리지 못할 위험도 있다"면서 "취침 중 장시간 연속해서 선풍기를 사용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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