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이 은신해 있던 순천 송치재 별장에 비밀공간이 있을 것이라고 순천시민이 제보했으나 묵살된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예상된다. (사진=방송화면 캡처)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이 은신해 있던 순천 송치재 별장에 비밀공간이 있을 것이라고 순천시민이 제보했으나 묵살된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예상된다.

순천시민 A씨는 검찰과 경찰이 유 전 회장이 은신해 있던 순천 송치재 별장을 급습한 5월 25일 다음날인 26일 순천경찰서 정보과와 인천지검에 전화해 "별장 안에 벽 뒤나 다른 방 등 비밀공간이 있을지 모르니 잘 살펴봐야 한다"고 제보했다. 유 전 회장이 머문 방을 목수가 수리했다는 보도를 본 후 벽을 두드려 보라고 건의한 것.

A씨는 "(전화를 해서) 정밀검사를 해달라고 하니까 전화 받은 사람이 '참고하겠다'고만 답했다"며 "지금 생각해보니 그런 사람들이 과연 수사 의지가 있었는지 의심 된다"고 분개했다. 또한 "이후 별다른 얘기가 없어 이틀 후 전화를 또 했다"면서 "이번 조사에서 유 전 회장이 별장의 비밀공간에 숨었다가 달아난 사실이 확인되니 검경이 조사를 제대로 하지 않은 게 억울하고 황당하다"고 설명했다.

A씨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검찰과 경찰이 유 전 회장을 조기에 검거하거나 최소한 도주경로를 파악할 기회를 놓친 셈이다. 검경의 부실수사가 다시 도마 위에 오를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순천경찰서 관계자는 "비밀공간에 대한 일반인 제보 전화는 없었다"면서 "5월 23일부터 30일까지 정보보안과로 걸려온 전화 내역을 확인한 결과 26일 수신된 외부 전화는 한건도 없었다"고 밝혔다.

한편 박지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유 전 회장이 숨진 채 발견된 시점이 경찰이 발표한 6월 12일 이전이라고 주장하며 검경의 부실수사를 지적했다.

박 의원은 2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변사체가 발견된 매실밭에서 가장 가깝게 살고 있는 주민들의 증언에 의하면 시신이 발견된 시기는 경찰이 발표한 6월 12일이 아니라 세월호 사고 이전"이라며 주민의 녹취록 일부를 공개했다.

또한 박 의원은 "마을 주민 윤모 씨가 7시 40분에 아이를 학교에 데려다주려 나왔다가 매실 밭 주인 박모씨가 가게주인한테 사람이 죽어있다. 신고를 어떻게 하느냐고 묻는 모습을 봤다"며 "112 신고 대장이나 면사무소 기록에는 신고시간이 오전 9시로 돼있는데 시간 자체가 틀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 의원은 "국민이 검찰과 경찰의 수사를 믿지 못하는 상황이다"며 "이러한 의혹을 불식하기 위해서라도 세월호 진상조사위원회에 수사권을 부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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