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삼역보다 30m 정도 낮은 저지대인 강남역 인근은 폭우가 쏟아지면 물이 모일 수밖에 없는 구조다. (사진=방송 화면 캡처)
올해도 '강남역 워터파크'가 재현될까.

매년 장마 때면 강남역 일대에 물난리가 일어나 인근 상인들의 원성이 높다. 오죽하면 강남역에 침수가 잦은 것을 빚대어 '강남역 워터파크'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이에 서울시는 장마철을 앞두고 여름철 풍수해 대책을 전담할 재난안전대책본부를 발족하고, 강남역·도림천 등 특별관리지역의 저류 능력을 강화하는 내용을 담은 풍수해 안전대책을 발표했다. 하지만 여름철 불청객인 강남역 침수를 막기 위해서는 보다 근원적인 처방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강남역은 인근 역삼역보다 30m 정도 낮은 저지대라서 폭우가 쏟아지면 물이 모일 수밖에 없다. 또한 배수관 시설이 30년 전에 건설돼 현재 게릴라성 폭우를 감당하지 못하는 수준이다. 현재 배수관이 감당할 수 있는 빗물의 양은 시간당 최대 67㎜ 수준. 빗물은 배수관을 통해 서초빗물펌프장 등을 통해 한강으로 빠져 나가지만 반포천의 수위가 높아지면 빗물이 잘 빠지지 않아 상습 침수가 반복되는 것이다.

서울시 도시안전실 관계자는 "강남역 주변 침수 피해에 대해 근본적인 해소 대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현재 설계용역을 통해 하수로 개선, 빗물저류조 설치 등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며 "내년 초 설계가 마무리 되고 2018년까지 1단계 공사가 끝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시는 올 여름 폭우에 대비해 진흥아파트 사거리 용허리 공원에 빗물 저류조를 설치해 1만 5,000톤의 물을 담을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강남역 상인들은 불안하기만 하다. 구둣방을 운영하는 한 상인은 "2011년처럼 시간당 최대 100㎜가 넘는 비가 쏟아질 때는 모든 게 속수무책이란 이야기가 상인들 사이에서 돌고 있다"며 "빠른 시일 내에 조치를 취해주면 좋겠다"고 밝혔다. 기상청은 올해 여름에도 게릴라성 폭우 등 집중호우가 수시로 나타날 수 있다고 예보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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