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만㎡ 규모에 젖소 농장부터 양어장까지…
안내 맡은 신도 "유병언 안에 있다" 말하기도

기독교복음침례회(구원파)의 총 본산인 경기 안성시 금수원의 내부 모습이 18일 언론에 공개됐다.(사진=뉴스 화면 캡처)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이 은신해 있는 곳으로 알려진 기독교복음침례회(구원파)의 총 본산인 경기 안성시 금수원의 내부 모습이 18일 공개됐다.

금수원 내부 공개는 7일 째 철문을 잠그고 검찰 진입을 막는 시위를 벌였던 기독교복음침례회 측의 제안으로 이뤄졌다. 교단측은 일부 언론 등에 의해 불거진 오해와 부정적이고 폐쇄적인 이미지를 벗기 위해 금수원의 목장과 농장을 공개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교인들을 자극할 우려가 있어 종교시설 내부 접근은 허락하지 않았다.

이날 오전 10시 30분부터 3시간 가량 공개된 금수원은 종교시설이라기보다는 대규모 농어업 단지처럼 보였다. 실제로 금수원 총면적 23만㎡(복음침례회 측 주장) 가운데 종교시설은 1만㎡(약 3,000평) 넓이의 대강당 한 동에 불과했고 나머지는 비닐하우스와 밭, 저수지, 양계장, 목축시설, 냉동창고 등이 있었다.

젖소 79마리를 키우는 순영목장과 유기농지, 농가 수십 채가 있었다. 뱀장어와 메기, 송어, 잉어 향어 등을 기르는 저수지 겸 양어장 13곳에서는 먹이를 주는 작업이 이뤄졌다.

30분 정도 들어가자 신도들이 예배를 보는 대강당이 나왔고 그 옆에는 유씨가 2009년부터 머물며 사진 작업을 한 스튜디오가 나타났다. 유씨는 이곳에서 스튜디오 바로 앞 축구장 3개 넓이의 초지를 배경으로 한 자연 풍경과 고라니 등을 촬영해 왔다고 교단 측은 설명했다. 그러나 스튜디오 내부는 공개되지 않았다.

기독교복음침례회 의료인회 소속의 구회동씨는 "구원파의 일원에 불과한 유 회장에게 스튜디오 공간을 마련해 준 것은 특별한 지위를 지녀서가 아니라 그동안 각종 아이디어와 성경 말씀으로 영감을 준 유 회장에 대한 배려와 예우 차원"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도 "금수원 농장은 교회 자금으로 매입해 조성됐으며 유 전 회장의 개인 사유물이 아니다"며 "유 전회장은 1960년도에 평신도 선교회를 만드는데 관여했으나 발기인으로 등록하지 않았으며, 그 이후 구성된 기독교복음침례회에도 관여하지 않아 정확한 신분은 신도가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날 금수원 공개를 진행한 구씨등 일행은 기자들과의 질의응답 과정에서 유씨가 금수원 내부에 있는 것 같다고 말하기도 해 주목을 끌었으나 질문이 재차 이어지자 "사실은 잘 모른다"고 말을 바꾸기도 했다.

한편 검찰은 지난 16일 유씨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한 데 이어 금수원 주변에 수사관 30여명을 배치해 유씨가 금수원을 빠져 나갈 것에 대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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