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성 청와대 정무수석이 30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안병용 기자] 최재성 청와대 정무수석이 지난 29일 축구경기에 참석한 것이 드러났다. 청와대는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방역수칙을 강화한 상태다. 야당은 거센 비난을 쏟아냈다. 최 수석은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최 수석은 휴일인 이날 오전 서울 송파구 삼전동의 한 학교에서 열린 조기축구회에 마스크를 쓴 채 운동복 차림으로 나타났다. 최 수석은 경기를 직접 뛴 것으로 알려졌다. 송파을은 최 수석의 20대 국회 지역구다. 21대 총선에서도 이곳에 출마했다가 낙선했다.

청와대 측은 30일 최 수석의 축구 경기 참여에 대해 “마스크 쓰고 뛰었고, 휴식 시간에도 거리두기를 하는 등 방역 철저히 지킨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경기를 주최한 축구회 측 역시 별도의 자료를 내고 “선수 모두 마스크 쓰고 경기 뛰었으며, 쉴 때도 1미터 이상 거리두기 하고 마친 후 식사도 하지 않고 집으로 돌아갔다”면서 “잘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최 수석을 초대했는데 오히려 오해를 일으키게 된 것 같아 죄송한 마음”이라고 설명했다.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에 맞춰 청와대는 자체 방역 조치를 강화한 상태다. 앞서 지난 23일 청와대는 “소모임이나 행사, 회식 등이 최근 코로나19 확진자 증가의 뿌리로 떠올랐다”며 청와대 전 직원을 대상으로 모임과 행사를 취소하게 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최 수석의 조기축구 모임 참석과 관련해 국민의힘은 일제히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특히 청와대 앞에서 릴레이 1인 시위를 벌이는 초선 의원들이 분통을 터트렸다. 야당과의 소통 창구인 최 수석이 방역수칙을 이유로 면담 요청은 거절하면서 조기축구회에 나갔다는 이유다.

황보승희 의원은 “코로나 방역수칙상 국민의힘 의원들의 질의서를 수령하기 위해 만날 수조차 없다던 최 수석이 지역구에서 축구동호회 활동을 했다”면서 “방역도 ‘내로남불’”이라고 꼬집었다. 허은아 의원은 “야당 의원들과의 소통을 한낱 조기축구 회동보다 못하게 여기는 정무수석”이라면서 “그 자리를 내려놓고 축구화를 신으시길 바란다”고 쏘아붙였다.

황규환 상근부대변인은 “코로나19, 청와대의 지시, 야당 의원들의 절규, 정무수석의 책임. 그 어떤 것도 청와대 정무수석의 축구에 대한 열정을 막을 수는 없었다”고 비꼬았다.

결국 최 수석은 고개를 숙였다.

최 수석은 입장문을 내고 “정부 기준보다 더 강력한 방역수칙을 자체적으로 만들고 준수하는 분들을 격려하는 자리였지만, 더 신중해야 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소홀함이 있었다. 죄송하다”면서 “앞으로 공직자로서 더 신중하게 판단하고 처신하겠다”고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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