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이념 넘나드는 김종인 위원장 행보 연일 호응

'180석' 거여에 맞설 비책 없어 정부·여당 겨냥 비판↑

효과적인 대여투쟁 위한 야권 재편 가능성에 힘 실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사진=데일리한국DB
[데일리한국 박준영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21대 국회를 단독으로 개원하면서 보수 진영의 야권연대 가능성에 힘이 실리고 있다. 특히 그동안 야권연대 가능성에 선을 그어왔던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던지는 정책 화두에 화답하는 일이 잦아지면서 정치권 일각에서는 야권이 재편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3일 국민의당과 통합당은 이날 오후 ‘윤석열 검찰총장 탄압 금지 및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공정한 직무수행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국회 의안과에 제출했다. 이는 지난달 22일 안 대표가 범야권에 제안한 것으로, 통합당 내 모든 의원의 뜻을 함께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국민의당은 현안에 대해 통합당과 같은 목소리를 내며 연일 정부와 여당을 겨냥한 비판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안 대표는 민주당이 통합당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은 채 35조3000억원 규모의 3차 추가경정예산안 심사가 진행되는 데 대해 “국회가 청와대의 심부름센터로 전락했다”며 “무조건 추경을 통과시키라는 대통령 하명에 국회와 야당의 존재는 부정됐고, 국민의 지갑은 영혼까지 털렸다”고 비난했다. 3차 추경안을 ‘역대급 졸속’으로 비유하고, 민주당을 ‘청와대의 앞잡이’라고 비판한 통합당과 사실상 궤를 같이하는 발언인 셈이다.

안 대표는 최근 4·15 총선에서 통합당 공천관리위원장을 지낸 김형오 전 국회의장과 비공개 회동하기도 했다. 통합당이 제안한 ‘전일보육제’에 대해서는 국민의당이 2018년 내건 ‘온종일 초등학교’와 결이 같다고 동조했다.

아울러 국민의당과 통합당 의원들은 공동 연구모임인 ‘국민미래포럼’도 가동하고 있다. 이에 권은희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지난달 18일 JTBC 프로그램에 출연해 국민의당과 통합당의 방향성이 일치, 예사보다 빨리 야권이 재편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국민의당은 4·15 총선에서 3석을, 통합당은 103석을 얻었다. 양당의 의석을 합해도 거여(巨與)가 확보한 180석보다 77석이 부족하다. 사실상 야권연대 외에는 거여에 맞설 마땅한 ‘비책’이 없는 셈이다.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국민의당이 활로를 모색하고, 통합당이 효과적인 대여투쟁을 추구하고 있는 만큼 야권이 재편될 수 있다는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유창선 정치평론가는 “안 대표가 그동안 ‘제3의 길’을 가겠다며 통합당과 연대에 선을 그어왔지만, 정권교체를 요구하는 야권의 요구를 마냥 무시할 순 없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당장은 아니겠지만, 김 위원장이 연일 중도진보 성향을 정책의 화두로 제시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오는 2022년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야권이 재편될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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