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신당 창당 선언…“한국당, 태극기 버리고 ‘좌클릭 신당’ 창당”

홍준표 “연동형비례제 막지 못해 보수우파 분열…결국 총선은 각개전투”

26일 자유한국당 탈당과 신당 창당을 선언한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김동용 기자] 자유한국당과 새로운보수당의 ‘통합 논의’가 오히려 보수 진영의 분열을 불러오는 형국이다. 준연동형비례대표제가 핵심인 선거법 개정안이 통과된 이후, 유력 정치인들의 ‘독자 세력화’는 현실적 대안으로 여겨지는 분위기다.

정치권 일각에선 오는 4·15 총선까지 보수 통합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더불어민주당이 부산·울산·경남(PK) 지역에서 ‘어부지리’를 누릴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한국당 ‘친박’계 의원들은 유승민 새보수당 의원 등 탄핵정국 ‘탈당파’에 대해 여전히 반감이 있다. 이에 당내에선 이들이 우리공화당에 입당하거나 ‘영남 친박 신당’을 창당하는 시나리오까지 거론되고 있다.

가장 먼저 칼을 뽑은 한국당 인사는 ‘강성 친박계’로 평가받는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다.

김 전 지사는 지난 26일 페이스북을 통해 “한국당과 차별화되는 신당 창당을 선언했다”고 밝혔다.

김 전 지사는 신당 창당 이유에 대해 한국당이 새보수당과의 통합을 위해 박근혜 전 대통령 지지 세력인 “‘태극기 부대’를 버리고 ‘좌클릭 신당’을 창당”하려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신당의 이름은 가칭 ‘국민혁명당’으로, 전광훈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목사가 후원 형식으로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홍준표 전 한국당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김 전 지사의 창당 선언과 관련 “보수우파가 대통합하는 것이 시대정신인데, 한국당과 유승민(새보수)당은 서로 자기들만 살기 위해 잔 계산하기 바쁘다”며 “태극기 세력은 조원진·홍문종(우리공화)당, 김문수당으로 핵분열하고, 보수우파 시민단체는 20여 개 이상 난립하고 있으니, 좌파들만 살판이 났다”고 탄식했다.

그는 “연동형비례제를 막지 못하면 보수우파가 분열한다고 그렇게 말했건만, 결국 총선은 각개 전투로 치르고, 총선 후 헤쳐모여로 재편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가고 있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전 대표가 21일 경남 창녕군청 프레스센터를 찾아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실제 범보수 야권 일각에선 ‘보수후보단일화’ 등을 통한 선거연대 방식으로 총선을 치를 가능성이 크다는 부정적인 관측이 나온다.

같은 진영 내에서도 세부적인 정치 성향은 이견이 있는 데다, 모든 중도·보수세력을 통합 세력에 포함할 경우, 총선 전까지 지도부 구성·공천관리위원회 운영 등에 대한 협의가 물리적으로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지난 총선에서 민주당은 보수세가 강한 PK 지역에서 총 8석(부산 5석·경남 3석·대구 1석)을 얻었다. 이에 영남지역을 공략할 교두보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번 총선에서도 거물급 정치인으로 평가받는 김두관 전 경남지사가 경남 양산을 출마를 선언하는 등 수성 의지가 강하다. 보수 진영이 통합뿐만 아니라 선거연대마저 실패할 경우 민주당이 해볼 만하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한편 한국당과 새보수당을 비롯한 범보수 진영이 참여하고 있는 혁신통합추진위원회는 오는 31일 범중도·보수 통합결과에 대해 1차 대국민 보고를 할 계획이다.

혁통위는 2월 초순에는 통합신당창당준비위원회를 출범한 뒤, 2월 중순에는 통합신당을 출범시킨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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