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의장, 한국당 빠진 신년인사회서 정치권 여야 단합 강조

황 대표, 같은 시간대 국회서 세배 올리며 투쟁 결의 다져

문희상 국회의장이 2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정부 신년합동인사회에서 건배를 제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안병용 기자] 문희상 국회의장이 2일 신년 인사회에서 “똘똘 뭉치자”는 메시지를 정치권에 전달했다. 그러나 이 자리에는 자유한국당 측에서 아무도 참석하지 않아, 문 의장의 제안은 빛이 바랬다.

문희상 의장은 이날 오전 경자년 새해를 맞아 서울시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신년 합동 인사회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는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해 5부 요인과 여야 주요 4개 정당 대표, 경제계·행정부·지자체·주요 군 인사 등이 함께 했다.

정치권에서는 유일하게 한국당 지도부가 아무도 참석하지 않았다. 한국당의 불참은 앞서 지난해 연말 국회 본회의에서 공직선거법 개정안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법안 등이 자신들의 거센 반대에도 불구하고 여야 ‘4+1’(민주당·바른미래당·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 협의체 공조로 통과된 것에 대한 불만의 의미로 해석된다.

선거법과 공수처법의 통과 과정에서 문 의장은 여야 간 극한 대립의 현장 중심에 서 있어야만 했다. 그런 상황에서 한국당이 이날 신년인사회에도 참석하지 않자, 문 의장은 ‘단합’을 강조하는 발언을 했다.

이날 신년인사회의 참석자 가운데 첫 번째로 건배를 제의하게 된 문 의장은 “생에 둘도 없는 영광”이라고 운을 뗀 뒤 “제가 ‘우리는’ 그러면 여러분이 ‘하나다’, ‘똘똘’ 그러면 여러분이 ‘뭉쳐 뭉쳐 뭉쳐’, ‘코리아’하면 여러분이 ‘파이팅’ 외쳐 달라”고 요청했다.

문 의장은 “‘하나다’, ‘뭉쳐 뭉쳐 뭉쳐’, ‘파이팅’ 이렇게 세 개만 기억하면 된다”며 분열의 늪에 빠진 정치권의 화합에 앞장서겠다는 메시지를 우회적으로 건배 제의를 통해 강조했다.

그러나 문 의장의 이러한 단합 메시지에도 불구하고, 한국당의 새해 메시지는 심상치 않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신년 인사회가 열리던 같은 시간대에 당 소속 국회의원 전원과 함께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세배를 하며 지난해 연말 이뤄진 선거법·공수처법 통과를 “반민주적 폭거‘로 규정하며 반드시 되돌리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21대 총선(4월 15일)을 앞두고 다시 한번 강경 투쟁의 결의를 다진 셈이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2일 국회 본관 앞에서 열린 '새해 국민들께 드리는 인사'에서 인사말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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