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의 전략적 승리를 위한 ‘험지 출마’와 정치권의 시대정신인
‘지역감정 해소’는 그릇의 크기가 다르다는 점 간과해선 안돼

지난 2015년 2월 14일 김무성 당시 새누리당 대표가 경남 김해시 진영읍 본산리 봉하마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한 뒤 추모의 집을 들러 손녀와 함께 자전거를 타는 사진을 보며 이야기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안병용 기자] 김무성 자유한국당 의원이 12일 내년 총선과 관련, 자당을 향해 ‘중진 용퇴론’과 ‘중진 험지 출마론’을 언급해 눈길을 끈다.

특히 한국당내 최다선(6선)인 김무성 의원은 자신 역시 불출마하겠다며 중진들에게 사실상 퇴진 또는 도전을 강요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 그 발언의 배경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김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파정치세력이 어렵게 되는 과정에서 책임자급에 있던 사람들은 이번 선거에서 쉬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스스로 대권주자 내지 정치 지도자급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현재 나라를 망치는 민주당 거물 정치인들을 잡겠다는 의지를 갖고 우리 당이 불리한 수도권에 다 도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특히 “노무현 전 대통령은 국회의원 3번 떨어지고 대통령이 됐다”면서 “이번에 당을 위해 험지 나가는 사람은 높은 평가를 받는다. 불리한 게 아니다”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즉 ‘험지에 출마하면서 당에 희생하는 모습을 보이면 나중에 그 공을 평가받을 것’이라며 중진들의 도전 정신을 자극한 것이다. 이는 당 중진들이 안정적인 지역구에 안주하려는 모습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으로도 읽힌다.

하지만 김 의원이 노 전 대통령을 언급한 발언 내용은 절반만 맞고 특히 맥락은 많이 다르다.

노 전 대통령이 선거를 3번 떨어진 것은 맞지만 총선 3번 떨어진 것이 아닌, 민주당 험지인 부산에서 국회의원 선거 2번과 시장 선거를 1번 낙선했다.

또 김 의원은 노 전 대통령을 언급하면서 ‘험지 출마’를 주장했지만, 노 전 대통령의 부산 출마는 당시의 ‘지역감정 해소’와 맥이 닿아 있다.

결국 당의 전략적 승리를 위한 ‘험지 출마’와 정치권의 시대정신인 ‘지역감정 해소’는 그릇의 크기가 다름에도 김 의원은 굳이 노 전 대통령의 ‘낙선’을 들먹인 셈이다.

저작권자 © 데일리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