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6년 만에 분단의 상징인 판문점에서 북미 정상 '역사적 악수'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안병용 기자] 반전을 거듭해온 북미 간 비핵화 대화가 남·북·미 판문점 정상 회동이라는 역사적 이벤트까지 성사시키며 한반도 역사를 새로쓰는 계기가 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방한 몇 시간 전인 29일 오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리는 일본에서 트윗으로 깜짝 제안을 하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화답하면서 파격적인 북미정상회담이라는이벤트가 현실화됐다.

1953년 정전협정 이후 66년 만에 분단의 상징인 판문점에서 북미 정상이 나란히 서서 악수하는 역사적 장면이 연출된 것이다. 두 정상은 '하노이 노딜' 이후 꽉 막힌 북미 협상의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했을뿐 아니라 50여분간의 단독정상회담을 통해 다음번 북미정상회담을 향한 기반을 다지게 됐다는 평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저희 양자(자신과 김 위원장) 간에는 어떤 좋은 케미스트리(궁합)가 있지 않나"면서 "그래서 이렇게 (판문점 회동이) 성사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라고 기분좋은 소회를 밝혔다.

실제 지난해 이후 비핵화 대화 과정에서 고비마다 돌파구를 마련한 것은 북미 정상의 톱다운 외교다. 지난해 1차 북미 정상회담이 무산 위기에 처했을 때 되살린 것도 미국 땅을 밟은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편으로 보낸 김 위원장의 친서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 1월 2차 방미길에 오른 김 부위원장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친서를 전달했고, 이는 2월 말 2차 하노이 정상회담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하노이 노딜'로 정상간 담판에만 의존한 톱다운 방식의 한계가 노출되면서 다시 실무자 중심의 원점으로 되돌아가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지만, 결국 문제해결은 톱다운외교를 통해야 한다는 점에서 이번 판문점 회동이 더욱 중요하다는 진단도 나온다.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 14일 만 73번째 생일을 맞은 트럼프 대통령의 생일축하를 겸한 친서를 보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답신으로 화답했으며, 양측 정상이 주고받은 내용에는 '아주 흥미로운 대목'이 있었다는 전언이다. 이 때문에 3차 북미 정상 회담에 대한 긍정적 전망이 제기된 바 있다.

66년 만에 분단과 대결의 상징인 판문점에서 북미정상이 회담을 가짐에 따라 향후 북미정상회담을 위한 실무협상이 조만간 재개될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정상회담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오늘 걸음이 옳은 방향으로 나아가길 바란다. 느낌이 좋다"며 "추가적인 정상회담이 열리는 것도 오늘 만남을 통해 구체적으로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한 점을 떠올리면 북한 비핵과를 위한 북미정상회담이 연내 개최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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