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정보위 보고…“北김영철, 위상 떨어진 듯 ‘시진핑-김정은 정상회담’ 불참”

“북·중, 제재 틀 안에서 가능한 민생지원 논의…군사분야 공조 논의 가능성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북한 방문 둘째날인 21일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왼쪽)과 리수용 당 외교담당 부위원장(오른쪽)이 시 주석을 숙소인 금수산영빈관에서 배웅하고 있다. 사진은 22일 조선중앙TV가 방영한 기록영화 장면.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김동용 기자] 국가정보원은 25일 김여정 북한 노동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과 관련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북 기간 북측 인사들이 찍힌) 사진을 보면 리수용 (노동당 외교담당 부위원장)이나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등과 같은 반열에 찍혀 있어, 역할이 지도자급으로 격상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국정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국회 정보위원장인 이혜훈 바른미래당 의원을 만나 “오히려 과거 김여정이 하던 현장 행사는 현송월이 담당이니, 김여정의 무게가 올라간 역할 조정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같이 말했다.

국정원은 반면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에 대해서는 “시진핑 주석 방북 당시 정상회담에서 빠졌다”며 “위상이 떨어진 것이고, 역할 조정이 있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추론했다.

국정원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시진핑 주석의 정상회담과 관련해서는 “중국이 7월 방북을 저울질 하던 중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를 앞두고 홍콩 시위가 규모가 커지는 상황이어서 여러 가지를 감안해 전격 방북이 결정된 것 같다”고 분석했다.

국정원은 “장쩌민, 후진타오 전 중국주석이 방북했을 때는 친선방북이었지만, 이번엔 최초로 국빈방문 형식을 갖췄다”며 “표면적으로 (북한이) 정상국가 이미지를 부각하기 위한 의도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국정원은 또 “(시 주석의 이번 방북은) 여러 가지 면에서 이례적”이라며 “과거에는 안보·외교 고위급 인사가 수행을 했는데, 이번에는 경제·군사 고위관료 장관급이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국정원은 “(펑리위안)영부인이 같이 간 것도 이례적”이라며 “중국 주석이 방북 전에 사전 기고문을 보내고 이를 북한 언론에 기재되게 하는 것도 이례적”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국정원은 이어 “김정은·리설주 부부가 27시간 동안 시 주석 부부의 일정에 모두 동행했고, ㅁ자로 테이블을 배치하는 방식을 차용해 중국에 편안하고 친숙한 분위기를 연출했다”며 “중국·서구식을 벤치마킹하는 모습도 보였다”고 말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북한 방문 둘째날인 21일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부인 리설주 여사, 시 주석과 부인 펑리위안(彭麗媛) 여사가 금수산영빈관 내 장미원에서 오찬을 하고 있다. 사진은 조선중앙TV가 22일 공개한 기록영화 장면. 사진=연합뉴스
국정원은 북중 정상 간 협의 내용과 관련해서는 “비핵화를 위한 (제재가 유지되고 있는) 국제상황에서 긴밀한 협조가 필요하다는데 공감하고 상호 지지를 표명한 것으로 보인다”며 “대북 지원문제에 있어 국제사회 제재의 틀 안에서 가능한 민생지원에 초점을 두면서 서로 논의한 것으로 보이고, 경협방안과 군사분야 공조 논의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짐작했다.

국정원은 이어 “(중국) 중산 상무부장이 배석한 것을 봤을 때, 대북 관광여건을 완화하고 예술 등 문화 교류를 장려하자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보인다”고 추정했다.

국정원은 “(전반적으로) 대체적인 주요 협의내용을 보면 사회주의 유대관계를 강조했다”며 “중국은 전략적 소통과 실무협력·전방위 협력교류를 제안하고, 북한은 중국의 제안에 동의하면서 중국의 경험을 학습하고 건국 70주년과 중국과의 수교 70주년 경축 기념행사를 희망한다는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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