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여야 4당 '패스트트랙' 추진에 보좌진까지 총동원…의안과·회의실 등 육탄봉쇄

문 의장, 33년만에 경호권 발동…민주당, 국회법 위반으로 한국당 의원·보좌진 고발 예정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가 26일 새벽 여야4당의 수사권조정법안을 제출하기 위해 자유한국당 당직자들이 점거하는 국회 의안과 진입을 시도하면서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김동용 기자]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의 선거제도 개편·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검경 수사권조정 법안 등의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추진을 한국당과 일부 바른미래당 의원들이 육탄으로 저지하면서 격렬한 충돌이 벌어졌다.

고성·욕설과 몸싸움에 ‘인간띠’까지 등장했던 극한 대립은 26일 새벽에야 소강상태에 들어갔다.

앞서 25일 오후 6시, 한국당은 패스트트랙 지정 법안 제출을 막기 위해 국회 사법개혁·정치개혁 특별위원회 각각의 회의실 앞과 의안과 앞 등에 ‘인간벽’을 세웠다.

한국당은 의원들 뿐만 아니라 보좌진과 당직자까지 총 동원했고, 이에 여야 4당은 패스트트랙 관련 법안을 의안과에 제출하지 못했다. 의안과 사무가 불가능하다는 보고를 받은 문희상 국회의장은 오후 7시40분쯤 의안과에 경호권을 발동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보좌관들이 26일 새벽 여야4당의 수사권조정법안을 제출하기 위해 자유한국당 당직자들이 점거하는 국회 의안과 진입을 시도하면서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회 경위 및 방호원 등 경호팀이 의안과에서 한국당 의원들을 끌어내는 과정에서 몸싸움과 욕설, 폭력까지 발생했다. 최연혜 한국당 의원은 부상을 입고 병원에 이송됐다.

국회 경호팀은 물리적 충돌이 격화되자 추가 부상자 발생 등을 우려해 밤 8시10분쯤 물러났다. 이때 한국당 의원들은 애국가를 부르며 환호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밤 9시쯤 정개특위와 사개특위 회의 소집이 통보되자 한국당은 다시 국회 내 회의장을 모두 막았다.

이에 더불어민주당도 밤 11시30분쯤 의원들과 보좌진이 국회 로텐더홀에 모여 규탄대회를 가진 뒤 희의장 진입을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일명 ‘빠루(큰 못을 뽑을 때에 쓰는 연장. 쇠로 만든 지레의 한 종류)’와 망치까지 동원했지만 한국당의 저항이 거세 물러날 수밖에 없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보좌관들이 26일 새벽 여야4당의 수사권조정법안을 제출하기 위해 자유한국당 당직자들이 점거하는 국회 의안과에 '도구'를 사용해 진입 시도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극한 대치는 26일 새벽까지 이어졌다.

민주당은 이날 새벽 1시30분쯤 다시 한 번 의안과에 법안 제출을 시도했고, 한국당이 이를 저지하면서 고성과 욕설이 난무했다. 격렬한 몸싸움에 실신하는 이들도 있었다.

결국 이날 새벽 4시30분쯤 민주당이 철수를 결정하면서 국회 내 대치는 소강상태에 들어갔다.

민주당은 한국당 의원들과 보좌진 등을 국회법 위반(회의 방해 등)으로 검찰에 고발하겠다는 방침이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와 의원, 보좌진들이 국회 의안과 앞에서 경호권발동으로 진입한 국회 경위들을 저지하며 헌법수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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