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운영위서 격한 공방…민주 “탄핵 거론하나” vs 한국 “탄핵 주장한 것처럼 오도”
[데일리한국 김동용 기자] 청와대 특별감찰반 비위 의혹과 관련 31일 국회 운영위원회에 출석한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과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탄핵’까지 거론하며 강하게 충돌했다.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 전체회의에서 나경원 원내대표는 “과거 국무총리실의 민간인 사찰 의혹이 있을 때, 당시 민주당 상임고문이던 문재인 대통령은 ‘탄핵감이다. 대통령 탄핵 얘기가 나올 감이다’라고 했다”며 “지금 증거·정황 등을 보면 (현 정부의) 민간인 사찰이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나 원내대표는 “이번 민간인 사찰은 청와대의 직권남용과 직무유기, 이 두 축으로 이뤄졌다고 생각한다”며 “해서는 안 되는 민간인 사찰과 정치인 사찰, 공무원 사찰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임종석 실장은 “(현 정부의) 블랙리스트(작성)를 (단정지어) 말씀하시는 것은 지나치다고 생각한다”며 “(혐의) 내용을 말해주시면 (저희가) 그걸 설명해 드리고 실체적 진실이 무엇인지 확인해 보고자 만들어진 자리가 아니었냐”면서 답답함을 호소했다.
이후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안타깝게 오늘 상임위 회의장도 정쟁과 가짜뉴스가 판을 치는 연장선상이 되고 있다”며 “나경원 대표는 이번 사건을 들어 ‘대통령 탄핵’도 거론했다”고 지적했다.
반면 강효상 한국당 의원은 “총리실 사찰 문제가 나왔을 때, 탄핵을 언급한 분은 문 대통령”이라며 “나 원내대표는 당시 그런 발언을 했던 문 대통령이 지금은 이 상황을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얘기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강 의원은 “나 원내대표의 그런 발언을 탄핵을 거론했다고 하면 저희가 마치 (문 대통령의) 탄핵을 주장한 것처럼 국민들이 오도를 하게 된다”며 “심심한 유감을 표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에 권칠승 의원은 “아까 나 원내대표가 청와대에서 일어난 이번 사안이 그때 (총리실 사찰 문제)보다 더욱 중하다고 할 수 있다면서 대통령 탄핵감인지, 아닌지 답해 달라 했다”며 “이게 대통령 탄핵을 거론한 것이 아니면 무엇이냐”고 반박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이해찬 대표 등 더불어민주당 지도부 초청 오찬에서 모두발언을 통해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피고발인 신분인데 운영위에 출석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했다”며 “정치공세라고 생각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어 “그러나 그 때문에 또 국민들의 안전이나 민생과 관련한 법안들이 발목 잡혀서는 안 되기 때문에,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조국 수석이) 운영위에 출석하도록 조치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