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통령으로선 첫 교황청 미사 연설…"한반도 평화 기도, 세계인 가슴 울려 퍼질 것"

"남북, 평화 천명…'종전선언'과 '평화협정 체결'은 지구상 마지막 냉전체제 해체하는 일"

교황청을 공식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오후 (현지시간) 로마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피에트로 파롤린 국무원장이 집전한 '한반도 평화를 위한 특별미사'에 참석한 후 한반도 평화정착 노력을 주제로 연설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안병용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기필코 평화를 이루고 분단을 극복해내겠다”고 다짐했다.

이탈리아를 방문 중인 문 대통령은 이날 교황청 성베드로성당에서 열린 ‘한반도 평화 기원 특별미사’에 참석해 “한반도 평화를 위한 기도는 남북한 국민과 평화를 염원하는 세계인 모두의 가슴에 희망의 메아리로 울려 퍼질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대한민국 현직 대통령의 교황청 미사 참석은 물론 기념연설은 헌정사상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인류는 그동안 전쟁이라는 부끄러운 역사를 써왔다”면서 “한반도에서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체결’은 지구상 마지막 냉전체제를 해체하는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독교와 유럽 문명이 꽃피운 인류애가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어 한반도에 용기를 줬다”면서 “유럽연합이 구현해온 포용과 연대의 정신이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를 향한 여정에 영감을 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채택한 ‘평양공동선언’을 언급하며 “지금 한반도에서는 역사적이며 감격스러운 변화들이 일어나고 있다”고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남북은 군사적 대결을 끝내기로 하고, 핵무기도 핵 위협도 없는 한반도, 평화의 한반도를 전 세계에 천명한 뒤 지금까지 약속을 하나씩 이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무력충돌이 있어 왔던 서해 바다는 평화와 협력의 수역이 됐고, 미국과 북한도 70년의 적대를 끝내기 위해 마주 앉았다”면서 “교황이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한 기도처럼 한반도와 전 세계의 평화의 미래를 보장하는 바람직한 길을 개척해 나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미국과 북한도 70년의 적대를 끝내기 위해 마주 앉았다”면서 “교황께서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하신 기도처럼 한반도와 전 세계의 평화의 미래를 보장하는 바람직한 길을 개척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그동안 교황청이 평창 동계올림픽 개회식에 대표단을 파견하고, 교황은 평화를 향한 우리의 여정을 축복해 남과 북, 겨레에 큰 용기와 희망을 줬다”면서 “오늘 한반도 평화를 위한 기도도 평화를 염원하는 우리 국민에게 큰 힘이 될 것”이라며 감사의 뜻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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