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공항 의전행사, 국가 원수나 원수급에 준하는 '최고 예우' 영접

문재인 대통령과 아내 김정숙 여사가 18일 오전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해 마중나온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아내 리설주 여사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평양사진공동취재단
[남북정상회담팀=데일리한국 박준영 기자]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평양에서 다시 만났다. 김 국무위원장은 아버지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을 영접했던 것처럼 문 대통령을 환대했다. 벌써 3번째 만남으로, 두 정상 사이에서 '어색'이라는 거리는 느낄 수 없었다.

북한은 18일 오전 서해직항로를 날아 오전 평양 순안공장(평양국제비행장)에 도착한 문 대통령 일행을 최고 수준의 예우를 갖춘 환영행사로 맞이했다.

특히 김 국무위원장과 아내인 리설주 여사는 직접 공항 활주로까지 나와 영접했다. 4·27 판문점 선언이 이뤄진 지난 정상회담에서 우리 측 김정숙 여사가 함께한 데 따른 화답의 차원인 셈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전 평양 순안공항에서 열린 공식 환영식에서 김정은 북한위원장의 영접을 받으며 이동하고 있다. 사진=평양사진공동취재단
문 대통령은 김 국무위원장과 비행기 앞에서 서로 포옹한 뒤 악수했다. 김 여사와 리 여사 또한 서로를 토닥이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문 대통령 부부는 트랩에서 내려온 뒤 남녀 화동에게 꽃다발을 전달받았다. 김 국무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은 꽃다발을 다시 받아 들고 문 대통령과 밝게 웃으며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이후 문 대통령은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최룡해 노동당 부위원장 겸 조직지도부장, 리수용 당 국제담당 부위원장, 리용호 외무상, 김수길 군 총정치국장, 노광철 인민무력상, 김능오 평양시 노동당위원장,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장 등 북한 인사와 차례로 악수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전 평양 순안공항에서 열린 공식 환영식에서 북한 주민들의 환대에 답하고 있다. 사진=평양사진공동취재단
북한은 인민군 의장대를 통해 문 대통령을 환영하는 의장행사도 준비됐다. 의장대 사열은 군악대가 조선인군가를 연주, 지휘자의 구령에 맞춰 의장대가 '받들어 총' 자세를 취하는 것이다. 두 정상은 레드카펫이 깔린 의장대 앞을 걸어서 지나가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공항 의전행사는 국가 원수나 원수급에 준하는 최고 예우의 영접을 의미한다. 2000년 6월13일 김 전 대통령이 첫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항공편으로 순안공항에 도착했을 때, 2007년 10월2일 노무현 대통령이 두 번째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육로로 평양 4·25문화회관에 도착했을 때 북한은 인민군 의장대를 사열했다.

앞서 두 차례 평양 정상회담에서는 남북관계의 특수성을 고려, 예포가 생략됐었다. 또한 지난 4월27일 김 국무위원장이 정상회담을 위해 우리 측 판문점을 찾았을 때도 국군의장대가 사열됐지만, 예포발사와 국가연주는 없었다.

하지만 이번에 북한은 지난 정상회담에서 국군 의장대 300여명이 동원된 것과 비슷한 수준으로 인민군 의장대를 꾸리고 21발의 예포를 발사했다. 단 인민군 의장행사 때 국가연주는 생략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전 평양 순안공항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함께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 사진=평양사진공동취재단
문 대통령은 의장대 사열 이후 활주로에 마련된 사열대에 김 국무위원장과 함께 올라가 인민군 의장대와 군악대의 분열을 받았다. 인민군의 육·해·공군 의장대는 대오에 맞춰 사열대 앞으로 행진했다. 의장대 분열은 2000년에 열린 남북정상회담 순안공항 환영행사에서 제외됐었지만, 2007년 4·25문화회관 환영행사 때는 실시됐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전 평양 순안공항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함께 의장대를 사열, 손뼉을 치며 환대에 감사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평양사진공동취재단
한편 이날 순안공항에는 북한 주민 수백명이 운집, 인공기와 한반도기 등을 흔들며 문 대통령 일행을 환영했다. 북한 주민들이 한반도기를 든 것 역시 역대 남북정상회담 가운데 이번이 처음이다.

공항 곳곳에는 '민족의 단합된 힘으로 평화와 번영의 시대를 열어나가자', '평양을 방문하는 문재인 대통령을 열렬히 환영합니다' 등의 구호가 배치돼 있기도 했다. 김 여사와 리 여사는 손뼉을 치며 두 정상을 뒤따랐고, 환영인파의 환호에 화답하기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숙소인 백화원 영빈관으로 가는 길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같은 차에 올라 카퍼레이드를 펼치고 있다. 사진=평양사진공동취재단
아울러 문 대통령은 숙소인 백화원 영빈관으로 향하기에 앞서 김 여사와 함께 북한 주민에게 인사를 건네기도 했다. 차량에 오른 뒤에는 환대해준 북한 주민들에게 손을 흔들면서 감사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청와대 측은 이번 정상회담을 '유례없는 환대'라고 평가했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김 국무위원장이 중국 북경과 싱가포르에서 정상회담을 가진 바 있지만, 평양에서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면서 "김 국무위원장 부부가 공항 영접을 나온 것도 처음으로, 외국 정상회담 사례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환대"라고 밝혔다.

수십 대의 오토바이를 탄 경호원들이 18일 오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카퍼레이드 차량을 호위하고 있다. 사진=평양사진공동취재단
또한 "주요 국빈 머무는 영빈관으로 들어가는 모습 생중계했는데 이 역시 처음이었다"면서 "문 대통령과 김 국무위원장은 이날 오후부터 조선 노동당 중앙위원회 본부 청사에서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으로, 노동 당사에서 남북정상회담이 열리는 것도 처음"이라고 밝혔다.

이어 "정상회담이 끝나면 문 대통령과 수행원들은 평양시 중구역 역전동 대동강변 평양 교육장에서 삼지현 관현악단 공연 관람하고, 중구역 소재 북한 고위간부와 외국 주요 인사 연회장인 목란관에서 공식 수행원·특별 수행원·일반 수행원 모두가 참석하는 환영만찬을 가질 예정"이라면서 "만찬은 오후 9시쯤 끝날 것으로 예정돼 있지만, 상황에 따라 변경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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