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선희 외무성 부상, 김계관 이어 '북미정상회담 재고려' 카드 다시 흔들어
최 부상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보도된 담화에서 “미국이 우리를 회담장에서 만나겠는지, 아니면 핵 대 핵의 대결장에서 만나겠는지는 전적으로 미국의 결심과 처신 여하에 달려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은 21일(미국시간)은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향해 “만약 합의하지 않을 경우 리비아 모델이 끝났던 것처럼 끝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진행자가 ‘위협으로 들린다’고 하자 펜스 부통령은 “그게 사실”이라며 군사적 옵션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도 말했다.
펜스 부통령은 또 “트럼프 대통령을 가지고 놀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싱가포르 회담장을 기꺼이 떠나버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대해 최선희 부상은 “미국 부통령의 입에서 이런 무지몽매한 소리가 나온데 대해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최 부상은 또 “엄연한 현실을 아직도 깨닫지 못하고 우리를 비극적인 말로를 걸은 리비아와 비교하는 것을 보면 미국의 고위 정객들이 우리를 몰라도 너무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최 부상은 이어 “그들의 말을 그대로 되받아 넘긴다면, 우리도 미국이 지금까지 체험해보지 못했고, 상상도 하지 못한 끔찍한 비극을 맛보게 할 수 있다”고 위협했다.
다만 최 부상의 이날 담화는 미국을 “유일 초대국”이라고 치켜세우는 등 정상회담을 앞두고 대미 비난발언의 수위조절을 고심한 흔적도 보였다.
한편 최근 북한의 연이은 대미 강경발언은 북미정상회담이 취소되거나 연기될 경우 책임 전가를 위한 포석이 깔려있다는 분석이다. 또 회담을 앞두고 미국의 대북강경파를 압박해 협상력을 높이려는 계산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북한은 앞서 16일에는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 담화를 통해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미국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언급한 북한의 ‘리비아핵포기방식’ 구상을 비난했다.
김계관 제1부상이 당시 꺼낸 카드도 ‘북미정상회담 재고려’였다.
그는 “트럼프행정부가 조미관계 개선을 위한 진정성을 갖고 회담에 나오는 경우 우리의 응당한 호응을 받게 될 것이지만, 우리를 구석으로 몰고 가 일방적인 핵포기만을 강요하려 한다면 우리는 그러한 대화에 더는 흥미를 가지지 않을 것”이라며 “다가오는 조미수뇌회담에 응하겠는가를 재고려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압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