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서 논의…문재인 대통령도 8월에 두차례 지시

통신비 부담 경감 대책 추진中…"통신비, 저소득층으로 갈수록 부담"

이낙연 국무총리는 14일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를 주재하고 '몰래카메라 등 디지털 성범죄 피해방지 대책' '통신비 부담 경감 대책' 등을 논의했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박진우 기자] 이낙연 국무총리는 14일 "몰래카메라 범죄가 깨진 유리창처럼 더 창궐하기 전에 그걸 제지해야 할 시기가 됐다"고 밝혔다.

이 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깨진 유리창의 법칙이란 게 있다. 유리창이 깨진 걸 보면, 다른 사람도 유리창을 훼손하기 쉬워진다는 그런 법칙"이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몰래카메라 등 디지털 성범죄 피해방지 대책' 주제에서 이 총리는 "최근에 디지털 성범죄는 빠르게 늘어나고, 그 수법 또한 상상을 초월할 만큼 다양해졌다"며 "우리의 대응이나 제도는 그에 못 미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이 총리는 "다양한 생활용품으로 위장한 몰래카메라가 장소를 가리지 않고 곳곳에서 특히 여성을 위협하고 있다"며 "한번 그 영상물이 유포되면, 인터넷과 SNS를 통해 빠른 속도로 전파돼 피해자의 인권을 짓밟을 정도로 막대한 피해를 낳는다. 그런데도 가해행위는 제대로 처벌받지 않아 또 다른 범죄를 낳게 된다"고 설명했다.

동시에 이 총리는 "총리실에서 종합적인 대책을 내놓을 예정이지만 시간이 촉박하더라도 한 번 폭넓게 의견을 듣는 절차를 가졌으면 한다"며 "피해를 당하기 쉬운 여성들, 정부 당국 등 관계 분야 전문가들이 함께 참여해 여과단계를 거쳤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디지털 성범죄를 막는 것은 중요하지만, 과도하게 대응하다 디지털 성범죄와 관련 없는 사람의 사생활을 침해한다거나 또는 관련 산업을 위축시킨다거나 하는 문제도 생길 수 있다"며 "그런 문제 또한 놓치지 않고 살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8월8일 국무회의에서 "몰래카메라 범죄에 대한 처벌 강화와 피해자 보호를 위한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같은 달 29일에도 관계부처에 대책 마련을 재차 지시했다.

한편 '통신비 부담 경감 대책' 주제에서 이 총리는 "휴대전화는 이미 생필품이 됐다"며 "저소득층으로 갈수록 부담 비율이 커지는 맹점이 있다. 좀 더 세밀하고 따뜻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경직성이라고 할까, 소비자들의 선택 폭이 크지 않다"면서 "예를 들어 식비라면 탕수육 먹기 어려운 분은 짜장면을 드시면 되는데 휴대전화는 그렇게 선택의 폭이 넓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 총리는 "문재인정부는 저소득층의 통신비 부담을 덜어드리기 위한 대책을 강력히 추진한다"면서 "당장 내일부터 통신요금 할인율이 20%에서 25%로 높아지고 이달 말에는 보조금 상한제가 폐지된다"고 설명했다.

이 총리는 이어 "관련 부처는 바뀌는 제도들이 현장에서 혼란 없이 원활하게 수행될 수 있도록 잘 점검해 달라"고 지시한뒤 "통신비 부담을 줄이고 통신 시장의 건전한 경쟁을 활성화하기 위한 합리적인 제도개선 방안이 마련되기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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