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문재인 대통령, 서툴러 보이는 게 사실…본격 평가는 아직 일러"

22일 '이회창 회고록' 발간 기념 기자간담회에 나선 이회창 전 총재.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이정현 기자] 과거 '대쪽판사'로 불렸던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는 22일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논란에 대해 "우리법연구회 활동 경력을 갖고 찬반양론이 나오는 것 같은데 조심스럽게 평가를 해야 한다"고 평가했다.

이 전 총재는 이날 세종문화회관에서 자신의 회고록 출판을 기념하며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좌파 편향적 조직의 소속원이었다고 해서 (판결을) 그렇게 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김 후보자의 정치적 편향성에 대한 우려에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그는 "우리법연구회라는 게 실제로 어떤 활동을 했는지 나는 잘 모른다"며 "제일 중요한 것은 법관이든 대법관이든 보편타당한 가치관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 분이라면 괜찮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전 총재는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 100일에 대한 평가를 묻는 질문에는 "서툴러 보이는 게 사실이다. 본격적인 평가는 아직 이르고 조금 기다려 주는 게 좋지 않을까"라며 "다만 걱정스러운 대목은 너무 홍보하는 데 치중하는 것 아닌가 싶다"고 답했다.

그는 "장기적인 국가정책을 즉흥적으로 발표하고 나중에 말을 바꾸는 것도 문제"라며 "예컨대 원전 문제도 바로 시행할 것처럼 하다가 말을 바꾸면 국민이 굉장히 불안해한다"고 지적했다.

이번 회고록에서 '보수주의'를 강조한 이 전 총재는 최근 보수 정당의 위기와 관련해선 "정당 부분은 내가 말하는 게 적절치 않다"며 "결국 정치는 스스로 뒹굴고 부딪히며 열어가는 거다. 진심으로 가고 정도(正道)로 간다는 방향성만 갖고 모색하고 부딪히다 보면 길을 찾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또한 "우리나라 좌파, 우파는 남북관계와 연계될 수밖에 없다"며 "(보수가) 남북관계에서 때마다 입장을 바꾸지 않고 진솔하게 국민을 설득할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전 총재는 문 대통령이 언급한 북핵문제의 '레드라인'에 대해선 "문 대통령은 지금 대화와 협상을 꺼낼 때가 아니다"라며 "우리는 이미 레드라인을 넘어서 있는 상태"라며 한미 동맹을 통한 해결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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