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한이 최근 발사한 미사일은 분명 러시아 미사일의 특성을 갖고 있으며 이는 북한이 러시아로부터 입수한 미사일 기술을 수십여년간 연구, 이를 토대로 독자 능력으로 개발한 것으로 보인다고 홍콩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전문가들을 인용, 23일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중국 카네기-칭화 센터 글로벌정책센터의 자오 퉁 핵정책 프로그램 연구원은 지난 4일 발사된 사정거리 6천㎞의 ICBM '화성-14' 등 북한이 현재까지 공개한 모든 미사일이 분명히 수십년 전 확보한 러시아제 구형 모델 한, 두 가지로부터 유래됐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자오 연구원은 화성-14와 이전 모델인 사정거리 3천700㎞의 '화성-12'의 액체 추진체 엔진이 구형 러시아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인 'R-27 Zyb'에서 유래됐다고 말했다.

북한은 김일성 주석 시절인 1992년 구소련 붕괴로 혼란한 틈을 타 핵탄두 장착이 가능한 사정거리 2천400㎞의 R-27 기술을 확보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자오 연구원은 이어 구 소련이 북한에 교육·훈련과 전문가 조언, 청사진 등을 제공했다고 강조했다.

지린(吉林)대 쑨싱제(孫興傑) 한국 정책 전문가도 냉전 시대 초기 북한은 핵무기 개발을 근본적 국가 전략으로 설정하고 러시아로부터 상당한 도움을 받았다고 말했다.

쑨 교수는 북한 김씨 일가 3대 중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핵무기 연구와 개발에 가장 많은 자원을 투입했다고 주장했다.

SCMP는 특히 북한이 여러 세대에 걸쳐 러시아 두브나에 있는 핵연구소 등 러시아의 핵과 미사일 연구소에 파견한 기술자들이 북한 핵 개발의 주역이 됐다고 소개했다.

캐나다 군사평론지 칸와디펜스리뷰의 안드레이 창 설립자는 북한의 미사일 기술이 빠르게 발전한 것의 이면에는 미사일 전문가들이 똑똑하고 교육을 잘 받았을 뿐 아니라 불평 없이 열심히 일하는 습관이 있다는 점이 핵심 요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러시아 군사학교의 학자들이 1980년대 미사일·기술학과에서 가장 뛰어나고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들이 모두 북한 출신이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미국 싱크탱크인 핵위협방지구상(NTI)에 따르면 러시아 과학자와 미사일 전문가 단체가 북한행을 시도했다가 체포된 1992년 이미 많은 러시아 전문가들이 북한에서 근무하는 등 북한은 구소련 붕괴 후 러시아 전문가들 채용에도 적극적이었다.

자오 연구원은 이어 " 오랜 연구를 통해 북한 기술자들이 일부 핵심 기술 문제에서 주요한 돌파구를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하지만 북한이 최근 몇년간 중요한 신기술을 습득했다는 시사는 없다고 말했다.

북한은 자체 노력을 통해 액체 연료를 사용하는 R-27보다 앞선 고체 연료 엔진을 탑재한 북극성-1과 북극성-2 실험에 성공한 것으로 관측된다.

중국 군사전문가 쑹중핑(宋忠平)은 북한이 러시아제 액체 추진체 엔진의 반복적인 모방을 통해 고체 추진체 엔진 기술을 확보해 이를 기반으로 고체 연료를 개발했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중국이 북한이 첨단 미사일을 개발해 소유하기를 원하지 않기 때문에 북한 미사일들에서 중국제 모델과 유사한 점이 발견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쑹 전문가는 중국의 동맹인 파키스탄이 유엔의 대북 제재 시행 전 일정 기간 핵무기 관련 협력을 했지만, 중국에서 습득한 미사일 기술을 북한에 이전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홍콩=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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