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北 학대 때문"···'북한여행 금지론' 힘 실릴 듯

문재인 대통령, 웜비어 가족에게 조전 보내 조의표해

북한에 억류됐다 고국으로 송환된지 엿새만에 숨진 미국 대학생 윔비어.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온라인뉴스팀] 북한에 장기간 억류됐다가 의식불명 상태로 고국에 송환된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22)씨가 19일(현지시간) 고향인 오하이오주에서 사망했다.

이와관련, 문재인 대통령은 웜비어 가족에게 조전을 보내 심심한 조의와 위로의 마음을 전하기로 했다고 청와대가 밝혔다.

美오하이오 주 신시내티에 거주하는 웜비어의 가족은 성명을 통해 병원에서 치료받던 웜비어가 이날 오후 3시20분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세상을 떠났다고 발표했다.

미국과 북한 간 오랜 교섭 끝에 지난 13일 혼수상태로 미국에 귀환한 웜비어는 병원에 입원한 지 엿새 만에 숨을 거뒀다.

웜비어는 심각한 뇌 손상 증상으로 오랫동안 혼수상태 빠져있었다. 가족들은 그가 북한에서 심한 학대와 고문을 받았다고 주장했고, 웜비어의 의료진은 아직 코마의 원인을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반면, 북한은 그가 지난해 3월 북한에서 재판을 받은 이후 식중독 증세인 '보툴리누스 중독증'을 보이다가 수면제를 복용한 후 코마에 빠졌다고 주장했다.

버지니아주립대 3학년이던 웜비어는 지난해 1월 관광차 방문한 북한의 평양 양각도 호텔에서 정치 선전물을 훔치려다가 붙잡혔고, 같은 해 3월 체제전복 혐의로 15년 노동교화형을 선고받았다.

한편, 웜비어어가 사망하면서 북미 관계 냉각은 물론, 미국서 '북한여행 금지론'에도 더욱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보도를 통해 "웜비어의 사망이 의회 또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 미국인의 북한 여행을 제한하거나 금지할 것을 압박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미 지난달 미국 하원은 관광 목적의 북한 여행을 전면 금지하고 그 이외의 방문객에 대해서는 정부의 사전허가를 받도록 하는 내용의 '북한여행통제법'을 발의한 바 있다.

특히 상대적으로 북한 여행 금지 또는 제한에 대해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던 미국 상원에서도 웜비어의 사망을 계기로 북한 여행 금지 검토에 착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서방에서 북한을 찾는 여행객은 연간 5000여명 수준으로 이 중 1000여명이 미국인으로 추정된다. 또한, 여행객 외에 교육적·인도주의적 지원 목적으로 최소 수십 명에서 최대 수백 명이 북한을 찾는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북한 여행은 '금단의 땅'을 밟는 것 자체를 매력적으로 여기고 이색 경험을 추구하는 관광 수요층을 갖고 있는 상태다. 다만 윔비어 사태에서 보듯이 사소한 경범죄만으로 북한 당국에 억류될 수 있다는 위험도 동시에 지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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